“JMS 피해자들, 생존자로 다시 서다”…정명석 성범죄 다큐로 본 구조적 침묵의 현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의 범죄와 피해자들의 투쟁이 또 한 번 다큐멘터리 ‘나는 생존자다’를 통해 조명되며, 구조적 침묵과 2차 가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25년 8월 15일 오후 4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 다큐멘터리는, 이미 큰 반향을 일으켰던 ‘나는 신이다’에 이어 정명석과 JMS의 성범죄 실태, 그리고 이를 직면한 이들의 목소리를 심층적으로 담아냈다.
이번 시즌에서는 피해자 메이플 등 실명과 얼굴을 드러낸 실제 생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 이어졌다. 제작 과정에서 SNS를 통한 신변위협, 조직 내부의 미행 및 방송금지 가처분 등 다양한 방식의 방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JMS 내부에 깊숙이 파고든 신도 경찰이나 법조계 인사들의 실체, 그리고 오랜 기간 남은 트라우마와 사회적 고립은 과거와 달라지지 않은 권력형 종교 범죄의 현실을 보여준다.

정명석은 2025년 1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바 있으며, 피해자들은 재판과정 내내 지속적인 2차 피해와 위협에 시달렸다. 조성현 PD는 “생존자들은 이미 지옥을 통과한 대단한 존재이며, 이 사회는 그들에게 빚을 졌다”고 밝혔고, 작품은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강조한다.
‘나는 생존자다’는 JMS 정명석 사건뿐 아니라 형제복지원, 지존파, 삼풍백화점 붕괴 등 한국사회가 경험한 크고 작은 사회적 참상을 함께 다루며, 반복되는 권력 남용과 구조적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실제로 제작진과 생존자들은 증언 과정에서 법적 압박, 신변보호 요청, 각종 신고 등 현실적인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사회로부터 진정한 사과와 책임을 받지 못한 상태이며, 종교·권력형 범죄의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력이 작동하는 현장에서 2차 가해와 침묵의 구조를 끊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명석 사건과 ‘나는 생존자다’의 연속된 고발은, 단발적 이슈가 아니라 구조화된 현실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피해를 넘어 생존자로 선언한 이들의 목소리 속에서, 한국 사회의 책임과 변화 과제는 계속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