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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탈락 후 악성 댓글 폭주”…페굴라, SNS 상처→프랑스오픈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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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탈락 후 악성 댓글 폭주”…페굴라, SNS 상처→프랑스오픈 파문 확산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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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정적이었다. 그러나 경기장은 곧 거친 파도로 일렁였다. 페굴라가 프랑스오픈 16강 탈락의 씁쓸함을 간신히 삼키던 그 순간, 또 다른 시련이 소셜 미디어를 타고 그녀에게 밀려왔다. 숫자와 결과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세계 3위의 무게, 그리고 예상치 못한 패배를 둘러싼 비난의 소용돌이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제시카 페굴라는 로이스 보아송에게 1-2(6-3 4-6 4-6)로 역전패를 당했다. 세계 랭킹 3위인 페굴라에게 있어 300위권 밖 선수와의 패배는 뼈아픈 결과였다. 그러나 진짜 고통은 경기장 너머에서 시작됐다. 이날 경기가 끝난 직후 그녀의 소셜 미디어는 충격적일 만큼 악의적인 메시지들로 가득 찼다.

“16강 탈락 후 악성 댓글 시달림”…페굴라, 프랑스오픈 고통 호소→SNS 비난 파장 / 연합뉴스
“16강 탈락 후 악성 댓글 시달림”…페굴라, 프랑스오픈 고통 호소→SNS 비난 파장 / 연합뉴스

페굴라는 자신의 계정을 통해 도를 넘는 악성 댓글을 공개하며 직접적인 괴로움을 드러냈다. 팬들의 기대가 분노로 바뀐 순간, 패배를 조롱하고 사생활까지 침범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반려견 터커를 추모하는 게시물에는 인간으로서 참기 힘든 저주성 공격이 쏟아져, SNS 공간이 선수에게 또 하나의 격전지가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베팅과 도박의 연동 효과도 문제의 한 축으로 꼽혔다. 우승 후보에게 패배해 촉발된 손실이 그대로 선수를 향한 폭력으로 번졌고, 페굴라의 배경까지 소셜 네트워크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그녀의 아버지인 대기업가 테리 페굴라의 이름까지 도마에 오르며 인신공격이 뒤따랐다.

 

페굴라는 “망상에 빠진 이들에게 메시지 차단과 제한을 해도 소용없다”며 힘겨움을 호소했다. 다른 종목에서도 선수들이 동일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가족의 안위마저 저주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털어놨다. 자신이 관리하는 내셔널리그(NFL, NHL) 팬들로부터 받은 악플에도 결국 아버지의 사회적 위치가 연결고리가 됐음을 밝혔다.

 

숫자에 기대지 않아도 분명한 사실이 있다. 페굴라는 “실상은 알려진 것보다 100배 이상 심각하다”며, “어떤 결과에도 돈을 건 이들이 악의적 메시지를 쏟아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과적으로 스포츠팬, 사회 전체가 선수 보호와 네티켓 강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시합이 끝난 뒤 남는 것은 아쉬움만이 아니다. 선수의 삶에 남겨진 깊은 상처는 오롯이 그 시간을 견디는 존재에게 흡수된다. 제시카 페굴라는 앞으로 예정된 투어를 소화하며 아픔을 품고 다시 라켓을 쥔다. 그녀의 일상과 경기를 바라보는 팬에게도, 그 응원의 무게 속에 책임과 위로가 공존하기를 바란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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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굴라#프랑스오픈#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