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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1선 11개월 만에 회복”…외국인 6천억원 매수에 코스피 5일 연속 상승
경제

“2,871선 11개월 만에 회복”…외국인 6천억원 매수에 코스피 5일 연속 상승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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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햇살 아래 유가증권시장이 또 한 번 기록을 썼다. 10일, 코스피는 2,871.85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23년 7월 11일의 2,891.35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강한 매수세로 열렸던 이날 시장은 잠시 2,885.67까지 치솟았으나, 일부 구간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 매물이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다만 코스피의 고점이 전고점에 바짝 다가서면서, 단기 저항선에 대한 긴장감 역시 공존했다.

 

이번 상승장은 외국인의 역할이 컸다. 외국인이 6,322억 원, 기관도 133억 원을 연이어 사들인 한편, 개인은 6,258억 원을 현금화하며 휴식에 들어갔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조 3,575억 원, 1조 3,172억 원 순매수에 나서며 오랜 기간 ‘바이 코리아’ 열풍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IT와 방산, 일부 내수 업종으로 외국인 수급이 집중되면서 지수를 견인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지수의 중심에는 방위산업과 콘텐츠 업종이 자리했다. K2 전차의 추가 수주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현대로템은 9.71% 상승했다. 한화시스템은 20.09%, 풍산은 16.67%,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36%로 이름값을 증명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항공우주,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LIG넥스원 등도 기대감을 타고 동반 강세를 그렸다.

 

한중 정상의 전화 회담 소식이 전해지자 문화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가 뚜렷해졌다. 이날 콘텐트리중앙과 SBS를 위시로 콘텐츠주에도 거센 순매수 바람이 불었다.

 

거친 순풍과 함께, 일부 업종에는 매서운 조정의 바람이 불었다. 밸류업 움직임에 최근 주목받았던 보험과 증권주는 이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세로 기울었다. 삼성생명은 4.60%, 삼성화재는 2.36% 내렸고, 신영증권과 상상인증권도 각각 5.73%, 2.75%의 조정폭을 기록했다.

 

정책 리스크도 시장을 짓눌렀다. 더불어민주당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부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롯데쇼핑과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주가 나란히 3~9%대의 하락세로 마감됐다. 공공요금 동결 우려 탓에 한국전력과 지역난방공사 등 전력·가스주의 낙폭도 두드러졌다. 시장은 정부의 공공요금 정책에 실적 향방이 좌우될 것이란 관측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섬세하게 엮인 상승·하락의 흐름 속에 건설, 운송장비, 종이목재 등 경기 민감 업종은 오름세를, 전기가스, 보험, 유통 등 방어주는 내림세를 연출했다.

 

코스닥 시장도 771.20으로 2월 2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오 업종이 중심이 됐다. 한미약품은 임상 기대감에 8.21% 올랐고, 펩트론, 휴젤, 파마리서치, 리가켐바이오 등도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개인이 동시에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기관은 26억 원을 내다파는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콘텐츠와 엔터 업종의 상승세도 코스닥을 밝게 비췄다. 반면 루닛, 테크윙, 주성엔지니어링 등 일부 반도체 장비주는 전일 반등 피로로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13조9,559억 원, 코스닥 7조589억 원, 넥스트레이드 8조6,736억 원을 기록했다. 풍부한 유동성 아래 투자심리는 여전히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무수한 변수들이 교차하는 오늘의 시장은, 변화의 여정 위에 서 있다. 투자자도, 기업도, 실물 경제도 정교한 균형 감각을 요구받는 시간이다. 공공요금과 정책 변화, 그리고 글로벌 수급의 새 흐름을 예민하게 주시할 때다. 다음 주 발표될 주요 경기지표와 정책 방향이, 또다시 한국 증시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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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외국인#방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