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다저스 컬렉션의 울림”…100인의 감정쇼, 시그니처의 가치→문화유산의 질문에 답하다
고요히 쌓여온 시간의 흔적은 박찬호의 글러브처럼 온기를 품기 시작했다. ‘100인의 감정쇼: 더 시그니처’는 한 시대를 관통한 인물들의 시그니처 소장품들이 지닌 이야기와 함께, 감정단이 눈빛으로 어루만지는 장면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스포츠의 영광과 스님의 무소유 정신이 하나로 모이는 이 무대는, 물건에 깃든 역사를 새로운 문화유산의 의미로 되새긴다.
무대를 연 첫 번째 시그니처는 국내 야구계의 살아 있는 전설 박찬호의 ‘다저스 컬렉션’이다. 메이저리그를 누비던 박찬호의 땀과 각오가 그대로 밴 글러브, 야구공, 신발은 단순한 기억을 넘어 고난의 시대에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이라는 감정의 파장을 남겼다. 감정단 100인은 그 물건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한 사람의 서사가 한국 야구사 전체에 스며든 순간을 포착했다.

법정스님의 삶을 고스란히 품은 ‘빠삐용 의자’ 역시 감정단의 손끝에 놓였다. 법정스님의 첫 제자 덕조스님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이계진 전 아나운서가 전하는 에피소드들은, 소박한 의자 하나가 어떻게 한 인물의 사상과 담담한 일상을 대변하는지 조용히 증명했다. 이름의 유래부터 알려지지 않은 속이야기까지, 의자에 남겨진 온기와 철학은 세월을 건너 시청자의 마음 깊숙이 닿았다.
본 프로그램은 소장품의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그것을 품었던 인생의 희로애락과 시대정신을 실시간 토론의 방식으로 나누는 데 초점을 맞춘다. 100인의 감정단과 전문감정단은 물건의 현재 가치와 더불어 미래의 문화유산으로서의 의미까지 짚어나간다. 시청자들은 현장 감정단과 연결돼, 결국 자신만의 삶 한 자락을 되짚으며 ‘진짜 유산’이 무엇인지 새로운 관점에서 사유하게 된다.
결국 ‘시그니처’는 누군가의 고유명사로 끝나지 않는다. 박찬호와 법정스님의 소장품은 한 사람의 인생이 곧 우리 모두의 문화사임을 보여주며, 시대와 이웃, 후대에 남겨질 유산의 본질을 조용히 묻는다. 뜨겁게 이어지는 감정의 무대는 7월 29일 화요일 저녁 7시 40분 KBS 1TV 생방송을 통해 시청자 앞에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