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위고비로 체중 16% 감소”…아시아 3상 임상, 비만 치료 패러다임 전환
IT/바이오

“위고비로 체중 16% 감소”…아시아 3상 임상, 비만 치료 패러다임 전환

박선호 기자
입력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동아시아 성인 비만 환자에서 체중과 복부 비만 모두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임상 결과가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가 총괄한 한-태국 국제 공동 연구진은 최근 세마글루티드(제품명 위고비)의 동아시아 3상(3b상) 임상 데이터를 발표, 실제 진료 환경 맞춤형 비만 치료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 업계와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BMI 25㎏/㎡ 이상이라는 아시아 특화를 반영한 임상 설계 및 치료 지침 근거 확보가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지형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

 

이번 임상시험은 2023년 기준 한국, 태국 등 동아시아 12개 의료기관에서 비당뇨 성인 비만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44주간 세마글루티드 2.4㎎ 주 1회 투여군과 위약군을 비교하는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 방식으로 이뤄졌다. 세계적 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에 보고된 결과, 투약군은 위약군 대비 체중이 평균 16.0% 감소했고, 허리둘레는 11.9㎝ 줄었다. 15% 이상 체중 감량 성공률 역시 위고비 투약군에서 53.0%로, 위약군(4.2%)에 비해 1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는 서양 기준(BMI 27~30)이 아닌 동아시아 임상현장 기준(BMI 25 이상)을 적용해, 비교적 낮은 BMI에서도 약물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첫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이라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는 국내에서 실질 진료 및 보험 적용 현실에 보다 밀착한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약물의 기전은 식욕억제와 포만감 유지를 유도하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로, 기존 비만 치료법 대비 체중 감소 효과 및 복부 비만 개선 폭이 현저히 크게 나타났다. 기존 임상에서 문제로 지적된 위장관 이상반응(메스꺼움, 변비, 설사 등) 발생률은 위고비 투약군에서 89.1%로 관찰됨과 동시에, 위약군에서도 77.6%의 경미한 이상반응이 동반돼 안전성 면에서도 새로운 부작용 위험은 드러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위고비, 오젬픽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중심으로 대규모 처방이 확대되고 있으나, 동아시아인은 서양인에 비해 체질량 및 대사지표 특성이 달라 국내 기준 임상데이터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3상 연구는 현장 맞춤 소진료 기준을 충족한 첫 결과로 꼽히며, 향후 국내외 임상 및 시장 적용 지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임수 교수는 “동아시아인 대상 최초의 임상임과 동시에,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만 기준이 적용된 만큼 보건 당국의 비만 치료제 보험 정책 및 진료 가이드라인 마련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위고비 등 GLP-1 계열 신약이 실제 시장에 안착하며 비만 치료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데이터에 기반한 지침 변화, 보험 등 제도적 채택 여부가 향후 시장 확대를 좌우할 것으로 해석된다.

박선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위고비#세마글루티드#분당서울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