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추격골과 승부차기”…이강인, 슈퍼컵 영웅으로 예약→PSG 첫 정상 견인
정적을 가르며 휘어진 이강인의 왼발은 경기장 전체의 기류를 바꿨다. 교체 투입 17분 만에 터진 중거리포와 결정적 승부차기, 그리고 PSG를 향한 함성. 그의 등장은 축구가 선물하는 반전의 명장면 그 자체였다.
이강인이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을 유럽축구연맹 슈퍼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14일 오전 4시, 이탈리아 우디네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결승에서 PSG는 토트넘을 상대로 정규시간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 집요한 뒷심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기 전반 PSG는 세트피스 두 차례 실점으로 0-2까지 끌려가는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후반 23분, 이강인이 교체로 투입된 시점부터 흐름이 움직였다.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슛이 골망을 흔든 순간, 현지 매체들은 “생명줄 같은 한 방”이라며 이강인의 원맨쇼에 집중했다.
동료들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이강인의 추격포 이후 PSG는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후반 추가시간 곤살루 하무스의 헤딩 동점골까지 이어지며 승부는 극적인 무대로 흘렀다. 결국 승부차기 4번 키커로 나선 이강인은 골키퍼를 완벽히 속이면서, PSG 역사상 첫 슈퍼컵 우승의 장면을 장식했다.
이강인은 2008년 박지성 이후 17년 만에 슈퍼컵 무대에 선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동시에 득점과 우승을 동시에 기록한 첫 한국인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9번째 우승트로피 획득의 영예를 더했다. 지난 시즌 트레블의 여운에 이어 PSG는 사상 첫 UEFA 슈퍼컵 정상을 차지하며 구단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반면 토트넘은 두 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지만, 경기 전개와 세트피스 조직력에서는 프랑크 감독 체제의 희망을 보여줬다. 프랑크 감독은 패배 직후 “스쿼드 강화를 통해 더 높은 곳을 지향하겠다”는 계획을 남기며 재도약을 다짐했다.
이강인의 맹활약은 PSG뿐 아니라 한국 축구에도 또 하나의 이정표로 남는다. 희열과 아쉬움, 그 모든 시간이 한 경기 안에 응집돼 여운을 깊게 드리운 결승전이었다. UEFA 슈퍼컵의 뜨거웠던 이 장면은, 8월 14일 새벽 수많은 팬들의 기억에 길게 각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