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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언더파 몰아치기”…이일희, 숍라이트 1R 공동선두→12년 만의 우승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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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언더파 몰아치기”…이일희, 숍라이트 1R 공동선두→12년 만의 우승 도전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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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미소와 함께 티잉 그라운드를 밟은 이일희는 긴장과 여유를 한꺼번에 머금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보인 강인한 집중력은 곧 그린 위에서 폭발해 위력을 드러냈다. 이날 이일희는 9개의 버디를 쏟아내며 스스로도 깜짝 놀랄 만큼 완성도 높은 라운드를 펼쳤고, 12년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스스로에게 예감하게 했다.

 

이일희는 7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 시뷰 베이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LPGA 숍라이트 클래식 1라운드에서 버디 9개, 보기 1개로 8언더파 63타를 적어내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엘리자베스 소콜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첫날부터 선두 경쟁에 이름을 깊이 새겼다. 이번 대회는 이일희가 올 시즌 두 번째로 나선 LPGA 무대라는 점에서 더욱 시선이 쏠린다.

“8언더파 몰아치기”…이일희, 숍라이트 1R 공동선두→12년 만의 우승 도전
“8언더파 몰아치기”…이일희, 숍라이트 1R 공동선두→12년 만의 우승 도전

초반 흐름부터 매섭게 몰아쳤다. 3번 홀부터 5번 홀까지 연속 3개 홀에서 연이어 버디를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고, 8번과 9번 홀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성공시켜 전반에 무려 5타를 줄였다. 후반 10번 홀 버디로 힘을 보탰으나 13번 홀에서 보기로 잠시 멈칫했다. 그러나 마무리 구간인 16번, 17번, 18번 홀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첫날을 완벽하게 마감했다.

 

지난 2013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우승 이후 긴 침묵을 이어온 이일희는 올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12년 만의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숍라이트 클래식이 3라운드 54홀 경기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일희는 과거 3라운드 대회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2013년 첫 우승도 변수가 많은 3라운드에서 침착한 플레이로 쟁취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 출전한 김세영, 주수빈, 이정은은 각각 3언더파로 공동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혜지와 임진희가 2언더파로 공동 34위, 윤이나와 고진영, 박금강은 1언더파로 공동 48위에 포진했다. 여러 한국 선수들이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어 팬들의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다.

 

이일희는 “오랜만에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겠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남은 라운드에서 이일희가 기세를 이어가 다시 한 번 정상 복귀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골프 팬들의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기다림의 무게와 그린 위 바람과 햇살이 교차하는 순간, 한 주인공의 도전이 다시 시작된다. 이일희가 세월을 이긴 집중력으로 12년 만의 우승을 꿈꾸는 숍라이트 클래식 2라운드는 8일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팬들은 또 한 번의 환희와 기적의 순간을 기대하며, 그녀의 흰 모자가 흔들리는 그린을 응원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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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희#lpga#숍라이트클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