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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언더파 맹타”…김홍택, 군산CC 오픈 64타→우승 전선 다시 불붙다
스포츠

“8언더파 맹타”…김홍택, 군산CC 오픈 64타→우승 전선 다시 불붙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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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따듯한 바람이 흐드러진 군산CC 토너먼트 코스 위에서, 김홍택은 조용히 클럽을 쥐고 있었다. 지난 라운드의 아쉬움을 품은 채 티박스에 올라선 그의 발끝엔 한 번의 기회만 찾아오길 바라는 진지함이 어려 있었다. 골프장의 잔디와, 관중석 너머로 번져나가는 기대감이 맞물리며, 한 명의 선수가 다시 우승 경쟁에 뛰어드는 순간을 목격하게 했다.

 

28일 펼쳐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군산CC 오픈 3라운드에서 김홍택은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한 샷 감각을 뽐냈다.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8언더파 64타, KPGA 투어 개인 한 라운드 최저타 기록에 해당하는 성과를 만들어내며 중간합계 11언더파 205타, 공동 6위로 리더보드 중상위권에 뛰어올랐다. 단독 선두인 옥태훈(15언더파 201타)과 4타 차, 마지막 라운드에서 메이저 무대다운 역전극이 기대되는 전개다.

“8언더파 맹타”…김홍택, 군산CC 오픈서 64타→우승 경쟁 진입 / 연합뉴스
“8언더파 맹타”…김홍택, 군산CC 오픈서 64타→우승 경쟁 진입 / 연합뉴스

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김홍택은 부담감 속에서 조심스레 경기를 풀어갔다. 대회 첫날 4오버파 76타로 공동 125위에 머물렀고, 연속 컷 탈락 위기로 잠시 좌절감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2라운드 막판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7언더파 몰아치기로 30위권에 이름을 올린 그는, 이어진 3라운드에서 한층 더 날카로워진 아이언 샷과 퍼트 감각으로 타수를 꾸준히 줄였다.

 

하이라이트 장면은 곳곳에서 펼쳐졌다. 특히 2m 안쪽에서 여러 차례 버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가며 공격적인 아이언샷과 흔들림 없는 퍼트로 연달아 타수를 줄여 나갔다. 라운드 중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하던 순간마다, 김홍택의 표정에는 지난 라운드의 부진을 떨쳐낸 자신감이 묻어났다.

 

경기를 마친 뒤 김홍택은 “골프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감이 좋은 날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가도, 뜻밖의 타이밍에 변수가 생긴다”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특별히 바뀐 점은 없지만, 퍼트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팬과 관계자 역시 그의 ‘돌풍’에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 SNS 등 온라인에는 ‘김홍택 역전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잇따르고 있다.

 

김홍택은 이번 시즌 2승 도전에 나선다. “우승권에 들어가면 오히려 긴장이나 욕심이 커져 실수가 나올 수 있다. 그럴수록 평소처럼 연습하고, 기회가 오면 확실히 잡겠다”고 다짐했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KPGA 투어의 짧은 휴식기가 예정돼 있으며, 김홍택은 재충전 및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김홍택은 다음 달 10일부터 개최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월드투어 공동 주관의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출전도 앞두고 있다. 시즌 두 번째 우승과 동시에,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에도 도전하려는 그의 각오는 더욱 단단해졌다. “바람이 많이 부는 코스가 부담스럽지만, 원래 낮은 탄도의 아이언 샷이 장점이기에 차분하게 준비할 생각”이라며 새로운 무대에서의 활약 포부도 내비쳤다.

 

이날 김홍택의 경기력은 독자와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아깝게 지나간 기회도, 실수에서 얻은 배움도 모두 한 장의 라운드 안에 새겨져 있다. 마지막 날 군산CC를 물들일 역전 드라마의 결말과, 스코틀랜드 오픈을 향한 여정은 팬들에게 또 다른 기대의 시간을 선사한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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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택#군산cc오픈#k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