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퀴리 사중주의 운명”…김소향·옥주현, 뜨거운 감동→관객 마음의 문 열었다
찬란하게 빛나는 조명 아래 김소향, 옥주현, 박혜나, 김려원이 각자의 색으로 숨결을 불어넣는 ‘마리 퀴리’ 무대에서는 남다른 여운이 공기처럼 흐른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네 배우의 섬세한 해석과 열연이 어우러지며 객석에 벅찬 감동을 퍼뜨렸다. 무대 위 네 명의 마리 퀴리는 과학자의 내면을 넘어 인간 마리 퀴리의 고뇌, 성장, 결단을 진한 서사로 그려 보였다.
김소향과 옥주현이 펼치는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의 서사는 한층 깊어진 감정선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완성됐다. 김소향은 2018년 트라이아웃에서 시작해 초연, 재연 그리고 이번 시즌까지 마리 퀴리 그 자체로 관객 앞에 섰다. 개척자의 치열한 열정부터 결정 앞 고요한 용기까지, 디테일이 살아있는 내면 연기는 무대를 한층 진하게 만들었다. 옥주현 역시 특유의 카리스마와 노련미로 실험자의 집념, 인간적인 번민을 진중하게 응축시키며 관객의 마음에 오래 남는 울림을 새겼다.

새로 합류한 박혜나와 김려원이 가져온 변주는 더욱 다채로웠다. 박혜나는 현장의 뜨거움을 자아내는 흡인력 짙은 목소리와 현실적인 연기로, 이민자이자 여성 과학자로서의 자의식과 쓸쓸함을 절제미로 보여줬다. 김려원은 냉철한 이성과 따뜻함을 동시에 품은 연기로, 과학자와 인간의 틈을 넘나드는 마리 퀴리의 탐구자적 면모를 드러냈다. 변화무쌍한 네 배우의 감정선이 교차하며, 관객은 무대의 새로운 풍경과 메시지에 빠져들었다.
‘마리 퀴리’는 실존 인물의 삶을 토대로, 방사성 원소 라듐의 발견과 그 이면에 비춰진 인간의 빛과 그림자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라듐 걸스 이야기를 조합한 이 작품은, 자신의 연구로 빚어진 비극 앞에서 흔들리는 주인공의 내면을 치밀하게 묘사한다. 2020년 초연 이후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5관왕의 영예, 폴란드와 일본을 거쳐 웨스트엔드를 빛낸 순간까지, ‘마리 퀴리’는 공연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2024년,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영국 현지에서 장기 공연에 도전한 ‘마리 퀴리’는 오케스트라 라이브 사운드와 교체된 무대 미장센으로 한층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네 명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4인 4색 마리 퀴리가 발전과 결단의 순간마다 만나며, 객석은 숨죽인 채 이 운명의 극을 따라가게 된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10월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 홀에서 무대에 오른다. 김소향, 옥주현, 박혜나, 김려원이 각기 다른 결로 완성할 마리 퀴리의 세계가 관객에게 또 한 번 잊지 못할 뮤지컬 경험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