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교체 첫판 참패”…두산, KIA전 3-11 패→6연패 수렁
침묵이 이어진 잠실구장에 묵직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승엽 감독이 물러난 뒤 처음 마주한 경기, 두산 팬들은 새로운 출발을 기대했지만 장밋빛 미래는 허락되지 않았다.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 첫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는 KIA 타이거즈에 무기력한 완패를 당했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과 KIA의 맞대결에서 두산은 3-11로 고개를 숙였다. 전날 이승엽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반전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했으나, 두산은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선발 등판한 곽빈이 1회 4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제구 난조를 보이며, 곧장 3실점으로 경기는 기울기 시작했다.

1회말 두산은 정수빈의 안타와 제이슨 케이브의 적시타로 반격의 포문을 열었으나, 4회 들어 두 번째 투수 양재훈이 연속 안타와 2루타를 허용하며 추가 3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순식간에 1-6으로 점수 차가 벌어져 상대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5회에는 케이브의 뜬공을 KIA 우익수 최원준이 처리하지 못해 추가 득점을 기대했으나, 뜻밖의 실점으로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어진 8회에는 김호령과 박찬호, 그리고 최원준이 3연속 2루타를 터뜨리며 KIA가 5점을 한 번에 쓸어담았다. 두산은 이날 투타 모두 KIA에 압도당하며 최근 3연패, KIA전 6연패의 벽에 가로막혔다.
복귀전이었던 에이스 곽빈은 시즌 첫 1군 등판에서도 3이닝 3실점에 그쳤고,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조성환 감독대행은 “책임감과 각오로 임했으나 아쉬움이 남는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선수들이 더욱 뭉쳐야 할 시기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편, 같은 날 LG 트윈스는 NC 다이노스를 15-0으로 대파하며 2위 한화와 1.5경기 차를 유지했다. 한화 이글스 역시 코디 폰세의 9연승 호투에 힘입어 kt wiz를 10-1로 제압, 다승 부문에서도 단독 선두를 수성했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외국인투수 루크 감보아의 데뷔 승리에 힘입어 키움 히어로즈를 8-0으로 완파했다.
일상은 늘 예고 없이 변한다. 벤치의 깊은 한숨, 홈 관중의 침묵 속에서도 선수들은 자신의 몫을 다하려 애썼다. 승패와 상처가 교차한 두산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었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의 다음 경기는 또 다른 각오의 무대를 예고하며, 팬들의 긴 하루에 소박한 위로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