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갑질 폭로”…유도 실업팀, 선수 인권 침해→징계 절차 착수
침묵을 깨고 서서히 흘러나온 선수들의 증언 끝에, 운동장 밖에서 벌어진 그림자에 조명 한 줄기가 닿았다. 유도 실업팀 소속 선수들은 반복된 대리운전, 술자리 강요, 부상 방치까지, 일상처럼 이어진 부당한 지시 앞에서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고된 훈련과는 결이 다른 인권 침해의 무게가 선수 개개인에 짙게 남았던 시간이었다.
14일 스포츠윤리센터는 실업팀 유도 지도자 A가 수차례에 걸쳐 대리운전과 음주 자리를 강요하는 등 지위의 우위를 이용해 선수들에게 부당행위를 지속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훈련장 바깥에서도 위계와 서열이 엄격히 적용되고,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사적 부탁이 아닌, 명백한 인권 침해로 규정된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A 지도자는 대회 기간 중에도 선수들에게 술에 취한 유도 관계자를 숙소로 데려다주라며 대리운전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숙면 중이던 선수의 몸을 직접 흔들어 깨운 뒤 술을 마시자고 요구했으며, 무릎 부상 선수에게도 팀 성적을 이유로 강제 출전을 반복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선수들은 이러한 문제를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고, 내부 조사를 통해 피해가 반복됐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지도자 A는 이에 대해 “선수들이 근로계약서를 통해 부대활동에 참여하게 돼 있으며, 숙소 의전 역시 통상적인 절차였다”고 주장했다. 또, “특정 선수의 계약금 상담을 위해 동석한 것일 뿐, 음주 강요나 취침 중 선수 깨우기는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도자의 반박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사건 조사 내용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이관하고, 규정에 따라 징계 절차 개시에 돌입했다. 선수 인권 보호와 지도자 윤리 확립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꼬집히는 대목이다.
고단한 일상의 끝에서 용기를 모아 목소리를 낸 이들에게, 스포츠 현장은 어떤 변화로 응답해야 할지 묻고 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향후 절차를 통해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