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끝판왕”…유예린, 프리슈티나 역전 우승→권혁과 2관왕 동반
차분한 얼굴로 코트에 들어선 유예린은 한 점, 한 점에 집중을 쏟았다. 초반 불안한 흐름을 딛고 오직 경기에 몰입하며, 역전의 순간마다 끈질긴 인내와 패기를 선보였다. 결승전 마지막 서브가 네트를 가르자, 코소보 프리슈티나의 체육관에는 잊지 못할 땀과 환호가 남았다.
2025년 6월 2일,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유스 컨텐더 프리슈티나 여자 19세 이하(U-19) 단식 결승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유예린이 인도 신드렐라 다스를 3-1(3-11 11-8 11-7 15-13)로 꺾었다. 첫 세트 패배 후에도 흔들림 없이 전세를 뒤집었으며, 마지막 4세트 듀스에서 15-13로 경기를 마무리해 감각적인 승부사 본능을 입증했다.

유예린은 이날 앞서 열린 U-19 혼합복식 결승에서도 권혁과 짝을 이뤄 일본 가와카미 류우세이-다케야 미스즈 조를 3-2(9-11 10-12 11-9 11-7 12-10)로 잡아내며, 두 번 연속 역전극을 완성했다. 1, 2게임을 내주고 절벽 끝에 몰렸지만, 남은 세 게임을 연달아 따내는 뒷심으로 상대를 꺾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유예린에게 이번 우승은 실업 입단 후 첫 국제대회 정상 등극이란 상징적 의미까지 더했다.
결승 직후 유예린은 유남규 감독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 입단 후 첫 국제 무대에서 인도 차세대 에이스를 꺾어 더 뜻깊다. 앞으로 성인 무대 정상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남규 감독은 “예린이가 입단 후 지도진의 도움으로 기술과 심리에서 많은 성장을 이뤘다. ‘유빈 언니를 잇는 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비전도 크다”며 격려와 기대를 전했다.
한편 혼합복식의 동반자였던 권혁은 남자단식 결승에서도 다닐로 피소(이탈리아)를 3-0으로 완파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유소년 탁구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소속으로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거머쥔 유예린은 이후 국내외 성인 무대에서도 꾸준히 도전의 발을 내딛을 예정이다. 잔여 시즌 대회와 함께 세계무대 도약을 위한 새로운 목표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른 여름, 프리슈티나의 조용한 체육관에 남은 여운처럼, 성취의 기록과 청춘의 표정이 한 장면으로 각인됐다. WTT 유스 컨텐더 프리슈티나에서 시작된 두 선수의 여정은 조용한 무대를 넘어, 한국 탁구의 미래에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