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전격 영입”…최강야구, 시즌 중 감독 교체→KT위즈 팬들 격렬한 반발
익숙했던 유니폼을 벗어야 했던 하루. 이종범이 시즌 한가운데 뜻밖의 결정을 내리며 KT위즈 벤치는 침묵으로 가라앉았다. 선수와 팬들의 혼란 속, ‘최강야구’는 새로운 감독을 맞이하게 됐다.
27일 수원 위즈파크. 오전까지만 해도 팀 훈련에 집중하던 이종범 코치는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KT위즈와의 짧은 동행을 마감했다. 지난해부터 KT위즈 코치로 합류했던 이종범은 시즌 중 갑작스럽게 ‘최강야구’ 새 시즌 감독으로 영입됐다. 이에 따라 KT 구단 측은 “이 코치가 퇴단 의사를 밝혔고, 논의 끝에 이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선수 이상의 상징성을 가진 지도자의 이동에 팬들은 즉각 반응했다. “시즌 중에 감독이 방송으로 이적하다니”, “팀보다 예능이 우선인가”라는 목소리부터, “팀에 대한 헌신이 아쉽다”고 토로하는 원성도 쏟아졌다. 무엇보다 시즌 도중 중대한 변화를 맞이한 팬심엔 아쉬움이 짙게 드리웠다.
‘최강야구’는 2022년 첫선을 보인 야구 예능 프로그램이다. 2024시즌이 지난 2월 막을 내린 이후에도 3월 트라이아웃 등 차기 시즌 준비가 예고됐으나, 제작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제작을 맡았던 스튜디오C1과 JTBC가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이어가며, 공식 트라이아웃도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JTBC는 “새 시즌 단장을 위해 정비 기간을 갖고, 트라이아웃은 취소됐다”고 밝혔으나, 스튜디오C1은 정반대 입장을 내놓으며 혼란을 키웠다.
문제의 핵심은 제작비와 수익 배분 등 실무적 갈등으로 번졌다. JTBC는 “스튜디오C1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과다 청구했다”고 주장한 반면, 장시원 PD는 “JTBC는 2년간 수익배분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들이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고 맞받아쳤다. 양측이 팽팽하게 반박문을 주고받는 가운데, JTBC는 ‘최강야구’ 새 시즌 제작진 구성을 발표하고 법적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공표했다.
이 와중에 스튜디오C1 측은 ‘불꽃야구’라는 새 야구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나, 저작권 문제로 유튜브 채널 영상이 연이어 차단됐다. 이후 SBS플러스 특집 생중계 편성을 통해 ‘불꽃야구’ 전 회차를 별도 공개하는 등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진통 속 결정된 이종범 감독 선임은 또다시 팬심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매서운 훈련과 따뜻한 지도력으로 팀을 일군 지도자의 별안간 이적은, 유니폼을 어려워했던 어린 팬들에게까지 진한 여운을 남긴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야구판, 그러나 ‘최강야구’는 다시 한 번 리더십의 교체와 함께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KT위즈를 떠난 이종범의 새로운 도전과 예능 야구의 변주, 그리고 팬들이 느끼는 허전함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석연치 않은 갈등과 서운함에도 불구하고, 야구장엔 여전히 응원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최강야구’ 새 시즌은 추후 JTBC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