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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현장진단 바꾼다”…노을, 게이츠재단과 글로벌 보건 협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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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현장진단 바꾼다”…노을, 게이츠재단과 글로벌 보건 협력 확대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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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현장형 진단기술이 글로벌 보건 패러다임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AI 전문기업 노을이 게이츠재단과 함께 국제보건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의 역할과 파트너십을 논의하며, 저소득국 의료 인프라 혁신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게이츠재단의 글로벌 헬스 전략과 연계된 이번 만남을 'AI 진단 협력 본격화의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노을은 20일, 게이츠재단과 라이트재단이 공동 주최한 글로벌 보건 간담회에 초청받아, 마이랩(miLab) 플랫폼의 기술력과 국제 협업 경험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는 게이츠재단 트레버 문델 글로벌 헬스부문 회장, 라이트재단 김한이 대표,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등 국내 주요 진단·바이오 기업 임원진이 참여했다. 이번 미팅은 게이츠재단이 중점 추진하는 글로벌 보건 형평성 개선과 한국 기업의 현장형 AI 진단기술 연계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마이랩 플랫폼은 네트워크나 대규모 서버 없이도 현장 단위에서 즉시 운용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진단 시스템으로, 혈액·조직 검체의 전처리부터 이미징 및 분석까지 과정을 자동화한다. 기존 방식보다 인력·시간·장비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여, 저소득국가 의료 현장에서 적은 자원으로도 신속하고 정밀한 진단을 구현할 수 있다. 실제로 노을은 아프리카, 동남아, 중남미, 유럽, 미주 등 30여개국 300여 기관에 마이랩을 보급했고, 약 50만건 이상의 현장 진단 경험을 쌓았다.

 

노을의 AI 진단 플랫폼은 특히 WHO가 지정한 글로벌 난제인 말라리아 관련 임상(아프리카 대규모 임상 2299명, 민감도 97.4%·특이도 98.8%, 미국 Labcorp 연구 민감도·특이도 100%) 등에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 수작업 현미경 진단법보다 정확도와 표준화 측면에서 큰 진전을 보여 준다.

 

중저소득 국가의 의료 인프라 부족, 전문인력 부족은 감염병, 만성질환 등 글로벌 보건 형평성의 주요 장애물로 꼽힌다. 게이츠재단은 이러한 한계를 AI 기반 자동화 기술로 해소하려 하며, 한국의 노을을 비롯한 혁신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트레버 문델 회장은 “AI가 감염병 예측, 조기 진단, 만성질환 관리 등 미래 보건 문제 해결에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바이오 산업은 AI와 진단기술 융합에 기반한 차세대 협력 구도를 형성 중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 미국 NIH, WHO 등이 AI 진단 및 역학감시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에선 노을,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선도 기업이 현장 실증과 기술 실험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실제 적용 확산을 위해서는 각국의 의료기기 품질인증, WHO PQ 등 공식적 제도 장벽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AI 현장 진단 기술 상용화가 저소득국 전염병 대응·의료접근성 확대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본격적인 시장 안착 과정에선 보건 당국의 정책 지원과 현지 의료환경에 맞춘 솔루션 조정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현장형 의료AI 솔루션이 저소득국 보건 격차 해소의 열쇠가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력과 현장 실효성, 그리고 정책·제도적 뒷받침이 앞으로의 협력 확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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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게이츠재단#마이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