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윤 대통령 조사 가능성”…이명현 해병특검, 조태열·이노공 다음주 소환
‘이종섭 호주대사 도피’ 의혹을 두고 해병대 순직특별검사팀과 피의자들이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병특검이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등 핵심 인사를 다음 주 소환키로 하면서 정치권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조사’ 가능성이 제기되며 정국이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다음 주부터 조태열 전 장관과 이노공 전 차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 주요 피의자를 줄줄이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22일 이시원 전 비서관, 23일 이노공 전 차관, 24일 조태열 전 장관을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도피 협의 및 인사 검증 절차 누락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세 피의자는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도피시킨 혐의(범인도피·직권남용)로 고발돼 있다. 앞서 특검은 조 전 장관과 외교부, 법무부 청사 압수수색을 통해 인사 자료를 다수 확보한 바 있다. 조태열 전 장관은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출국, 귀국 후 사임 과정 전반을 직접 관장한 책임자로 꼽힌다. 이노공 전 차관은 당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을 총괄했고, 이시원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 공직기강 담당자로 인사 검증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최근 이종섭 전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12시간 가까이 불러 당시 상황과 출국경위, 입장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 전 장관은 출석 당시 “도피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반박했고, 변호인 역시 “망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사 인사가 공식적이었던 만큼 도피 혐의 적용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아직 일정이 논의되거나 조율된 것은 없다”면서도, 특검팀은 모든 피고발인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기본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특검팀은 수사 성과 저조 지적에 대해 “수사기간 중반에 진입한 수준”이라며 “10월 중 윤석열 전 대통령 조사도 기대한다”고 밝혀 여야를 막론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조사 일정은 확정할 수 없으나, 10월 정도에는 결과를 보여줄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특검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다섯번째로 소환해 ‘대통령 격노 인지 시점’ 등 쟁점을 조사했으며, 한 달여 만에 다시 출석한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전 전 대변인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단 보고 및 브리핑 등 핵심 현장에 배석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정치권은 해병특검의 본격적인 피의자 조사 및 전방위 소환 흐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향후 특검팀의 조사 결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 조사 성사 여부가 전체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