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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청계천, 고궁 산책”…서울 한복판 여름맞이 쉼터 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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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청계천, 고궁 산책”…서울 한복판 여름맞이 쉼터 찾는 사람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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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더운 여름날에도 도심 한복판에서 시원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피서는 멀리 떠나는 특별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하루의 틈을 내어 도심 속 자연과 문화를 만끽하는 일이 많은 이들의 일상이 됐다.

 

서울은 23일 오전에도 28도를 넘긴 기온과 함께 청명한 하늘을 자랑했다. 자외선은 ‘보통’, 미세먼지는 ‘좋음’으로 맑고 깨끗한 공기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이런 여름날, 나만의 도심 피서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SNS에는 한강과 청계천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쉬어가는 인증샷이 올라오고, 회사 근처에선 점심시간을 이용해 청계광장을 찾아보는 직장인들이 자주 보인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덕수궁 석조전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덕수궁 석조전

실제로 기자가 청계천을 걸어보니, 시내 한복판에서 시원하게 흐르는 물과 주변 나무 그늘만으로도 피로가 누그러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청계천 시작점인 청계광장은 잠깐의 산책이 필요한 도심인들에게 인기다.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역시 여름철 야경 명소로 손꼽힌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밤에 분수쇼를 바라보며 잠시나마 여름 더위를 잊는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수성동계곡 또한 도심에서 자연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으로, 친구와 연인,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발을 담그며 멍하니 물살 소리를 듣는 이들도 많다.

 

무더위를 피해 실내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고풍스러운 전시와 냉방시설 덕분에 여름 실내 나들이 코스로 꼽힌다. “전시를 감상하며 조선 왕실의 역사를 배우고, 잠시 더위를 식히니 제대로 하루를 보냈다는 기분”이라고 방문객은 표현했다. 이어진 고궁 산책길, 덕수궁은 느슨한 돌담길과 이국적 건축물이 서울 사람들에게 신선한 휴식을 선사한다. 석조전 앞 잔디밭에 앉아 여름 하늘을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여름 풍경은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 취향과 감정에 따라 달라진 개인의 피서법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도심 속에서 자연과 문화를 동시에 즐기며 쉼을 찾는 방식이 최근 라이프스타일의 큰 흐름”이라며 “무더위 속의 짧은 산책이 일상에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준다”고 해석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청계천 물소리 들으니 힘이 난다”, “덕수궁 돌담길 걷는 것, 더위엔 최고”라며 매일 가까이에서 누리는 작은 휴식에 만족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젠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도심 한 가운데에서 충분한 위로와 에너지를 얻는다는 공감도 흐른다.

 

작고 사소한 여름 산책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서울 도심의 쉼터들, 지금 이 변화는 일상의 작은 리셋이 되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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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계천#덕수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