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포토라인 묵묵부답”…윤석열 전 대통령, 청사 정문 출석 강행에 고개 숙여

내란·외환 혐의를 둘러싸고 조은석 특별검사팀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특검 출석 방식과 관련한 신경전 끝에, 윤석열 전 대통령은 28일 서울고등검찰청 정문을 통해 포토라인에 섰으나 끝내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특혜 논란과 촉각 곤두선 표면 아래, 한국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오전 9시 55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타고 온 경호 차량이 곧장 서울고검 청사 정문에 마련된 포토라인 앞으로 도착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취재진 카메라와 질문이 쏟아지는 가운데 단 한 번의 멈춤이나 언급 없이 건물 안으로 빠르게 들어섰다.

현장에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있나”, “조은석 특검과 8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만난 소감은”, “이번에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 등 집요한 질문이 쏟아졌으나, 윤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하며 약 10초 만에 건물로 들어갔다.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에도 한마디 답변조차 내놓지 않으며, 사실상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앞서 지하 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을 요청하며 공개 노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특검팀은 “특혜를 둘 수 없다”며 정문 출입을 강하게 요구했고, 이에 불응 시 체포영장 청구까지 거론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이 충돌 없이 정문 출석을 선택한 것은 결국 특검의 원칙에 한발 양보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출석 방식이 상징적 기싸움에서 특검 측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향후 조사 과정에서 진술 거부권 행사 여부 등 ‘방어 전략’이 정국의 또 다른 격랑을 예고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야는 이번 특검 소환의 절차적 정당성, 피의자 예우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석 장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각자 입장차를 더욱 분명히 했다. 관계자들은 “향후 특검 조사 진행과 윤 전 대통령 측 대응에 따라 정국의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