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강경 공방에 안철수 혁신위 좌초”…국민의힘, 인적쇄신론 재점화

안철수 의원의 혁신위원장 사퇴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 파장이 확산됐다. 지도부 인적 청산을 요구한 안 의원과 비대위의 갈등이 재점화된 가운데, 전당대회를 앞둔 당내 리더십 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 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가 대선 후보 교체 주도 인사 2명의 인적 청산을 거절하고, 사전 합의 없는 혁신위원 인선을 강행했다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2명'의 실명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출당 또는 탈당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 직후 당 지도부와 안 의원을 겨냥한 비판이 쏟아졌다. 박정훈 의원은 "혁신위원장 인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실컷 즐긴 뒤, 이제 와서 '친윤이 인적 청산을 거부해 그만두고 당 대표 나간다'고 하면 그 진정성을 누가 믿어주겠는가"라며,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안철수식 철수 정치' 이젠 정말 그만 보고 싶다"고 직설했다.

김대식 비대위원도 "혁신을 말하던 분이 혁신의 자리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모습을 국민이 어떻게 바라보겠는가"라며, "혁신위에서마저 철수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당 일각에선 안 의원의 사퇴 결정이 전당대회 출마 의지와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는 지도부의 인적 쇄신 의지 부족을 정면 비판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친윤들, 당 대표 여러 명 날린 것도 모자라 혁신위원장도 붙였다 뗐다 마음대로"라며, "최악의 간신들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상수 전 대변인은 "최소한의 혁신 의지도 없는 지도부는 우리 당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송언석 위원장의 사퇴와 비대위 해산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며 심경을 밝히면서도, 이후 혁신위원장·혁신위원 인선 계획에 대해선 확답을 피했다. 당 지도부는 혁신위 구성 전체에 대한 원점 재검토에 착수했으나, 혁신위의 무용론까지 나오는 등 내부 혼란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당장 혁신위 인선 과정부터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비대위원은 "혁신위 구성 자체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전당대회에서 후보들이 혁신 경쟁을 하고, 새 대표가 혁신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내달 19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이미 출마 의사를 나타냈고, 조경태 의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 의원, 장동혁 의원 등도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혁신위 좌초 사태가 당내 리더십 경쟁과 맞물리며, 당 지도부는 수습책을 모색하고 있다. 정치권은 국민의힘의 후속 조치와 함께 전당대회를 둘러싼 인적 쇄신 논쟁이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로 부상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