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얼굴 가득”…한국기원, 16명 프로 입단식→바둑계 세대교체 신호탄
가을 햇살에 빛나는 바둑판 앞, 바둑계의 새 역사가 조용히 써졌다. 이날 성동구 마장로에 있는 한국기원 사옥은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미래 세대의 첫걸음을 지켜보는 따스한 시선으로 가득했다. 16명의 신예 기사들은 반듯한 정장 차림에 이름이 새겨진 인허증을 마주하며 새로운 출발점을 각인했다.
한국기원이 1일 주최한 프로기사 인허증 수여식에서는 최근 입단 대회를 통과한 남자 기사 12명, 여자 기사 2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강경현, 김단유, 김동욱, 김동한, 김상영, 김시황, 박대현, 박종욱, 박태준, 송민혁, 유신성, 임지호 등 남자 기사들과 이우주, 전유진 등 여자 기사들이 정식 프로 기사로 등재됐다. 중국에서 개최되는 오청원배 예선에 참가 중인 이남경, 최민서 초단은 현장에 없었으나, 인허증은 별도로 전달된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총 448명으로 늘어났다. 남자 359명, 여자 89명으로 세부 집계됐으며, 이는 국내 바둑계가 더욱 체계적이고 다양한 세대의 경쟁 구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무엇보다 엄숙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신규 기사들은 가족, 관계자들과 함께 성장의 꿈과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각자 목표를 꼭 이루길 바란다”며 새내기 기사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다. 신입 기사들은 앞으로 다양한 국내외 대회에서 이름을 알릴 준비를 시작했다.
이날의 장면은 바둑이라는 전통의 맥락과 청년 세대의 가능성이 교차하는 순간 그 자체였다. 한 번의 수여식, 16개의 다짐, 그리고 가족들의 정다운 미소. 한국 바둑계의 또 다른 여정은 이제 막 그 시계를 다시 맞추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