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책과 큰절…국민의힘 계엄·후보교체 참회”→당내 민주주의 붕괴에 울림
침묵으로 꽉 찬 대회의실에서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고개를 깊이 숙였다. 2025년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그는 제21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무대에 올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본 직후 “역사적 죄를 지었다”며 자신의 고뇌와 자책을 국민에게 토로했다. 김 전 후보는 국민과 당원 동지들에게 큰절을 올렸고, 책임감이 묻어나는 사과의 인사가 울려 퍼졌다.
그의 목소리에는 자성의 결기가 담겨 있었다. 김문수 전 후보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패배의 원인을 당 내부의 민주주의 붕괴에서 찾았다. 계엄령 논의, 대통령의 의지 일방 관철, 그리고 대선 후보 교체 논란까지, 흔들리는 질서 위에서 정치는 본질을 스스로 잃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때, 김 전 후보의 시선에는 민심의 방향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서려 있었다.

경제 분야 역시 회한의 무게를 더했다. 그는 “경제는 민주당”이라는 표어가 당사에 붙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하며, 한때 국민의힘의 자부심이던 정책적 신념이 이대로 희미해지는지 자문했다. 외교안보 노선의 흔들림 또한 지적받았다. 핵무기, 한미동맹, 한미일 외교 등에서 분명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고민과 함께,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과정의 불안도 토로됐다.
당의 조직문화와 시스템에 대한 비판은 더욱 냉철했다. 김문수 전 후보는 “우리끼리 다투는 것도 한계가 있어야 한다”며 민주적·허심탄회한 내부 토론과 민심이 반영되는 시스템 확립을 촉구했다. 그는 패배의 책임과 더불어, 국민의힘이 여전히 정치를 이끌 희망임을 조심스럽게 되새겼다. 절망을 품은 국민에게 다시 희망이 전해지길 바란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이날 해단식에서 울려 퍼진 김문수 전 후보의 고백과 통렬한 성찰은 국민의힘 내부의 체질 개선 논의와 향후 정치 지형에 큰 파문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당 운영 방식, 정책 노선, 대외관계 전반에 걸쳐 근본적 혁신의 길목에 서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