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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미스틱의 비극”…미국 텍사스 홍수, 100명 넘는 사망자에 구조·책임 논란
국제

“캠프 미스틱의 비극”…미국 텍사스 홍수, 100명 넘는 사망자에 구조·책임 논란

이소민 기자
입력

현지시각 7월 8일, 미국(USA) 텍사스주 커(Kerr) 카운티를 비롯한 중부 지역에서 사상 최악의 홍수 피해가 발생해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캠프 미스틱’ 여름캠프에 참가하던 어린이 27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대참사가 일어나며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면서 생존 가능성에 대한 긴장감도 이어지고 있으며, 현지 가족들은 깊은 비탄에 잠겨 있다.

 

사건 발생은 7월 4일 아침, 기록적 폭우로 과달루페 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해 인근 캠프장과 주거지를 순식간에 덮치면서 시작됐다. 텍사스주 당국은 이날 “커 카운티에서 75명의 사망자를 공식 확인했고, 인근 트래비스, 켄달, 버넷, 윌리엄슨, 톰 그린 카운티 등에서도 추가 희생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CNN, AP 등 주요 미국 언론은 아직 실종자까지 합치면 전체 피해가 더 증가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미 텍사스 홍수 피해 지역의 '캠프 미스틱' 참가 어린이들이 남긴 여행가방[로이터=연합뉴스]
미 텍사스 홍수 피해 지역의 '캠프 미스틱' 참가 어린이들이 남긴 여행가방[로이터=연합뉴스]

집단 사망 사고가 발생한 곳은 ‘캠프 미스틱’이다. 어린이 10명, 상담원 1명 등은 여전히 실종 상태이며, 현장은 악천후와 급류로 구조와 수습이 번번이 지연되는 실정이다. 희생자 상당수가 8세 전후의 소녀로 알려졌고, 유족과 지역사회의 추모가 이어진다. 캠프 운영 기독교 단체는 “감당할 수 없는 비극”이라는 공식 성명을 냈다.

 

미국 기상청(NWS)은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재난 수준의 폭우”였다고 분석하면서, 추가 폭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커 카운티 보안관 역시 “현지시각 7월 8일 오전 8시 30분 기준 75구 시신을 확인했지만, 피해 규모는 실시간으로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의 대응을 두고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사전에 명확한 대피령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미 상원은 기상청 인력 감축이 홍수 조기 경보에 악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할 검토에 나섰다. 백악관과 국립기상청은 “모든 경보는 적시에 발령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가족과 지역 정치권은 “취약시설에 대한 사전 관리 미흡”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재난 지원도 거셋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커 카운티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즉각적인 구호와 복구 자원 동원을 약속했다. 주요 스포츠단, 시민단체 등이 성금을 기탁하고 복구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 오는 7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현장 방문이 예정되면서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이번 홍수가 “어린 생명과 지역사회를 짓밟은 올해 미국의 가장 비극적인 자연재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참을 계기로 기상이변 대응 시스템, 어린이 보호 정책 전반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구조대는 여전히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현지인들은 자발적 애도와 지원운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미국 사회의 충격과 슬픔 속에 텍사스 홍수 피해의 실질적 치유와 제도적 개선 논의가 향후 국제사회에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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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텍사스홍수#캠프미스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