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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프로, 보급형까지 간다”…애플, 제품 다변화로 시장 판도 흔든다
IT/바이오

“비전 프로, 보급형까지 간다”…애플, 제품 다변화로 시장 판도 흔든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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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공간컴퓨터 비전 프로의 기대 이하 성과를 딛고 제품 라인업 다변화 전략에 본격 나서는 분위기다. 기존 1세대 비전 프로가 높은 가격과 착용감 문제로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애플은 성능을 높인 2세대 모델부터 경량화·저가형 모델인 ‘비전 에어(가칭)’, 기업 대상 ‘비전 프로 맥 에디션’ 그리고 AI 스마트 안경까지 제품군을 대폭 확장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공간컴퓨팅 시장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한다.

 

애플은 지난해 비전 프로로 공간컴퓨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며, 3391ppi 고해상도 올레도스 디스플레이와 패스스루, 정밀 시선 추적 등 차세대 기술 역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3499달러의 고가와 600g이 넘는 무게 부담, 한정된 혁신 사용처 등으로 2024년 50만 대 판매에 그칠 전망이다. ‘스마트폰 다음 혁신’으로 주목받던 비전 프로는 출시 초반 이후 구매자 관심이 급감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 전략 재편의 핵심은 기존 비전 프로의 기술적 진보를 계승하면서도 대중과 기업 모두를 겨냥한 제품 다양화다. 가장 먼저 출시될 2세대 비전 프로는 M2 칩에서 M5 칩으로 업그레이드, 그래픽 성능과 연산 처리력을 비약적으로 높인다. 제품 디자인은 유지하되, 새로워진 헤드 스트랩으로 착용 부담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기업용 ‘비전 프로 맥 에디션’은 맥과 유선 연동, 초저지연 데이터 처리로 항공·의료 시뮬레이터 등 고사양 업무 환경에 특화한다.

 

가장 시장 기대가 쏠리는 모델은 경량·저가형 ‘비전 에어’다. 애플은 아이폰 칩셋 도입, 외부 배터리팩 단순화 등 원가 혁신으로 가격 문턱을 낮추고, 무게 역시 대폭 줄이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디자인 작업이 2026년 완료돼 2027년 상용화가 예상된다. 고성능보다는 실용성과 보급성에 초점을 맞춰, VR·AR 웨어러블 대중화의 주도권을 노린다.

 

반면,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에서는 미국 메타의 퀘스트 시리즈, 중국 피코의 전략도 치열하다. 하지만 애플은 자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OS, 생태계 결합 역량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마트 안경‘ 분야에서도, 디스플레이 없는 초경량 설계로 2026년 AI 인터랙션 기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팀 쿡 CEO는 경쟁사보다 앞서 AR 생태계 확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편,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웨어러블 기기와 연계한 개인정보 처리, 의료 데이터 활용 등 규제 정비가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제품 경량화와 규제 대응을 동시에 추진하며 기술 안전성, 윤리기준 준수에도 힘을 싣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신제품 전략이 공간컴퓨터와 AR 웨어러블 시장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애플의 제품 다변화가 실제 시장 판도를 바꿀지, 그리고 웨어러블 혁신의 대중화를 이끌지 주목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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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비전프로#비전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