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남 확성기 재설치 움직임”…합참, 남북 군사적 긴장 고조에 촉각
남북 접경 지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재점화된 가운데, 북한이 최근 전방 지역에 대남 확성기를 추가로 설치한 것으로 알려지며 군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우리 군은 북한의 일부 전방 지역에서 확성기가 추가 설치된 정황을 식별했으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새로 설치된 대남 확성기는 2대로, 전날 설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남한 군은 이달 4일에서 5일까지 남북 간 긴장 완화 차원에서 고정식 대북 확성기를 모두 철거했다. 이후 지난 9일, 합참은 북한군이 전방에 설치했던 대남 확성기 일부를 철거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은 우리 당국의 발표를 정면 부인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달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는 국경선에 배치한 확성기들을 철거한 적이 없으며 또한 철거할 의향도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북한은 당초 40여대 설치된 확성기 중 2대를 철거했다가, 이 중 1대는 곧바로 되돌리고 1대만 철거된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2대가 새로 추가되면서 전체 대남 확성기 숫자는 오히려 1대가 증가한 셈이 됐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남측의 철거 조치와 한국군의 움직임을 감안해 상응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일종의 ‘맞불 심리전’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북한의 확성기 추가 설치 시점도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추가 설치는 한미 양국이 지난 18일부터 실시 중인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 기간에 맞춰 감행됐다. 이에 따라 한반도 군사적 긴장 수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남북 모두 확성기를 활용한 심리전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접경 지역 충돌 우려와 함께 남북 관계 전반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는 한편, 필요시 추가 대응 조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