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타수 3안타 맹타”…KIA 김호령, 두산전 주전 공백 메우며→2연승 견인
살얼음판 같은 팀 분위기, 그러나 김호령의 방망이는 시종일관 뜨거웠다.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에도 불구하고, 김호령은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집중력을 더한 타격과 주루가 전력의 균형추가 됐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1-3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KIA는 시즌 28승 28패, 5할 승률을 맞추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KIA는 9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한 김호령이 4타수 3안타 2루타 2개, 1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김호령은 1회 선두타자 윤도현에 이어 출루해 선취점의 발판을 놓았고, 4회에는 결정적인 2루타로 추가 득점에 힘을 보탰다.
최근 타석에서도 돋보이고 있다. 지난 3경기에서 11타수 6안타, 0.545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수비형 외야수라는 기존 이미지를 공격에서도 완전히 덮어냈다. 시즌 누적 타율은 0.259로 점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특히 기록한 14안타 중 6개가 2루타일 정도로 장타력과 빠른 주루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주전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KIA는 젊은 선수들이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력 자원의 부상 공백에도 김호령, 윤도현, 김석환 등이 '튼튼한 잇몸' 역할을 해내면서 팀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팬들은 SNS 등에서 “이럴 때일수록 김호령 같은 선수가 든든하다”는 기대를 보였다.
경기 후 김호령은 “1군에 올라왔을 때 다소 안 좋았는데,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많은 팁을 주셨고 주전들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서 실전에 적응했다. 확실히 감도 좋아졌고 공도 잘 보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전처럼 띄엄띄엄 나가는 것보다 꾸준히 출전하며 배우는 부분이 많고, 책임감을 더 느끼는 만큼 더 많이 출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승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부상으로 제외됐던 아쉬움도 되새겼다. 김호령은 “지난 일은 괜찮다. 지금 팀이 젊은 선수들 위주로 의욕 있게 잘하고 있고 앞으로 순위도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KIA는 이번 승리로 시즌 흐름을 다시 탄탄하게 만들었다. 주말 3연전 남은 일정에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중위권 경쟁에서도 충분히 힘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따라붙는다. 다음 경기는 4일 같은 장소에서 두산과 이어진다.
하루의 끝, 잔디 위를 힘차게 달려간 김호령의 모습이 남았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계절, 긴 부상자 명단 한켠에서 청춘은 또 한 번 야구의 문을 두드렸다. 이 경기는 6월 3일 저녁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