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 런던올림픽 서명, 75년 만의 귀환”…국립스포츠박물관, 체육 유산 보존→역사의 숨결 전한다
역사 속 한 장의 기록이 먼 세월을 건너 조심스레 국민 곁으로 돌아왔다. 1948년, 해방의 아침 공기 속에서 태극기를 달고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대한민국 선수단의 각오와 설렘은 지금도 이 나라 스포츠 유산의 뿌리가 돼 숨 쉬고 있다. 질곡의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손길이 어린 서명문 한 점이, 국립스포츠박물관 전시를 통해 다시 빛날 예정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 개관 예정인 국립스포츠박물관에는 ‘1948 런던올림픽 참가 선수단 서명문 액자’가 전시장 한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이 귀중한 기록물은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업무협약의 계기로 홍콩한인회가 무상 기탁해 그 의미를 더했다.

서명문은 1948년 7월 3일, 대한민국 선수단이 런던올림픽 출전을 위해 홍콩에 머물던 중, 현지 한인 사회가 개최한 환영행사에서 작성됐다. 역사의 물결을 타고 전해진 이 기록에는 역도의 김성집, 복싱의 한수안, 그리고 최초 여성 육상 선수 박봉식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각각의 사연과 기백이 깃들어, 그날의 환희와 긴장이 고스란히 종이에 스며들었다.
이번 기탁을 주도한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대한민국 체육과 재외 동포의 연결을 상징하는 소중한 기록”이라고 평가하며, “국립스포츠박물관 개관에 맞춰 국민 누구나 이 역사의 조각을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탁연균 홍콩한인회장도 75년 전 조국을 응원하던 동포 사회의 마음이 오늘에 되살아나는 감회를 드러냈다.
서명문은 교육과 연구 자원으로 적극 활용될 계획과 함께, 박물관 전시를 통해 한국 스포츠사의 맥락과 재외동포 네트워크의 소중함을 알리는 창으로 자리잡는다. 종이 위에 남아 있던 서명들은 이제 시대를 뛰어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가치로 새롭게 각인된다.
한 장의 문서에 담긴 수많은 하루와 목소리, 그리고 흐르는 시간 위에서 이 기록은 조용히 질문을 건넨다. 그날의 설렘과 원대한 꿈, 잊혀진 손길의 온기를 절로 떠올리게 하는 국립스포츠박물관의 전시는 내년 하반기, 서울 송파구에서 시작된다. 세월을 딛고 돌아온 역사의 숨결이, 오늘도 깊은 사유와 울림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