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최고치 치솟아”…미국·유럽·일본, 재정·정치 불안에 금값 사상 첫 3,600달러 돌파
현지 시각 2일, 미국(USA)과 유럽, 일본(Japan) 등 글로벌 주요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일제히 최고치로 치솟았다. 주요국의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와 정치 불확실성 고조 속에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급증해 금값이 사상 처음 온스당 3,600달러를 돌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26%로 전장보다 3.2bp 상승했고,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96%로 오르며 한때 4.99%를 기록해 5%에 근접했다. 올해 들어서만 30년물 금리는 두 차례 5%선을 돌파한 바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 국채 30년물이 5.69%로 27년 만에 최고치를, 독일 10년·30년물 역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인 2.78%와 3.41%로 집계됐다. 프랑스 역시 국채 금리가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일본 국채 30년물도 3.2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금리 급등에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불씨가 됐고, 영국·프랑스의 정치적 혼란, 일본의 지도자 교체 요구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리사 쿡 이사를 해임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논란까지 겹쳐 미 국채 매물이 쏟아졌다. 영국에선 1년 만에 국채 30년물 금리가 1.2%포인트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성장률 정체, 고물가, 정부의 재정 부담,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 등이 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프랑스 역시 내각 해산 가능성과 예산안 파행이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으로 자금이 대체 투자처로 이동하면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2.2% 상승한 온스당 3,592.2달러에 마감, 처음으로 3,600달러를 돌파했다. 금값은 장중 한때 3,610.40달러까지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사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약화로 통화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미 국채 대신 금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채권시장과 관련해 유럽 채권 전문가 데이비드 잔은 “정부의 재정 책임에 대한 신뢰 저하가 금리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결국 지출 삭감 등의 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외신들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극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보도하며, 채권·금 시장의 급변에 주목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재정 리스크가 시장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정치 불안, 재정정책 변경,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 등이 글로벌 채권시장과 금 시세에 변동성을 불러올 주요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