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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멍 딛고 11골 선두”…전진우, 부상 투혼→전북 무패 질주 이끌다
스포츠

“흑자 멍 딛고 11골 선두”…전진우, 부상 투혼→전북 무패 질주 이끌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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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웃음으로 시작된 인터뷰는 곧 고통을 딛고 일어선 투혼의 무게로 바뀌었다. 팀을 위해 멍든 얼굴로 그라운드를 누빈 전진우의 모습은 팬들에게 강한 울림을 줬다. 멍이 채 가시지 않은 채 기록한 1골 1도움, 그리고 전북현대를 이끈 13경기 무패 행진은 오랜만에 특별한 감동을 남겼다.

 

K리그1 득점 선두에 오른 전진우는 지난달 27일 대구FC와의 원정 경기에서 상대와의 충돌로 오른쪽 눈에 큰 부상을 입었다.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가운데, 그는 후반 29분까지 힘겹게 버티며 1골 1도움으로 4대0 대승을 견인했다. 부상 투혼의 상징처럼 그라운드에 남은 그의 자취는, 그 자체로 팀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다.

“흑자 멍 딛고 11골 선두”…전진우, 부상 투혼→전북 무패 질주 이끌다 / 연합뉴스
“흑자 멍 딛고 11골 선두”…전진우, 부상 투혼→전북 무패 질주 이끌다 / 연합뉴스

이후 지난달 31일 울산 HD와의 현대가 더비에서도 전진우는 선발로 나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 3만 1천여 관중이 운집한 이날, 전북현대는 역사상 첫 매진 속에서 울산을 3대1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전북현대는 리그 13경기 연속 무패(9승 4무)와 승점 35로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경기 후 전진우의 얼굴에는 여전히 멍이 남아 있었다. 그는 "아직 불편하지만, 팬들 앞에서 직접 뛰는 게 즐겁다"며 출전을 스스로 자청했다고 전했다. 최근 거센 견제 속에서도 그는 오히려 이를 성장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팀 내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비록 울산전에서는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으나, 전진우는 팀의 값진 승리를 앞세워 우승을 향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2018년 수원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잠재력을 펼치지 못했던 지난 날과 달리, 전북 입단 뒤 포옛 감독의 신뢰 아래 올 시즌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라운드 위에서 전성기를 맞이하는 동력은 투혼과 변화의 시간이었다.

 

이후 전진우는 생애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소집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대표팀에서 더 뛰어난 선수들 틈에서 많이 배우고 싶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든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손흥민, 이강인 등 유럽파 선수들과의 만남을 기대한다는 소감도 곁들였다.

 

전북현대가 리그 1위 굳히기에 성공하며, 전진우는 대표팀 합류라는 새로운 여정 앞에 서 있다. 부상 투혼을 넘어 성장을 이어가는 그의 발걸음에 축구 팬들의 박수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경기장의 열기와 기다림, 그리고 새로이 맞을 국가대표 무대의 여운이 한껏 드리워진다.  

 

한편, 전진우의 도전과 전북현대의 질주는 또 다른 계절의 시선으로 남아 있다. 이번 기록은 팬들에게 미소와 격려, 혹은 조용한 응원을 안기며, 축구라는 이름 아래 흘러가는 순간들을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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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우#전북현대#국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