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홍 자백과 안경알 미스터리”…그것이 알고 싶다, 유영철 추적 갈림길→20년 침묵 무너질까
어둠의 오래된 장막이 서서히 걷히는 시간, '그것이 알고 싶다'는 부산 충무동 성인용품점에서 숨진 이정숙 씨의 마지막 순간을 다시 불러냈다.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삶을 살아왔던 여주인은 "손님이 왔다"는 한마디와 함께 자신의 하루를 끝냈고, 세 시간 뒤 차갑게 식은 진실만 남았다. 이 비극적 일상 뒤엔 두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이두홍이 각기 다른 이야기를 남겼다.
방송은 이 사건을 단순 미스터리가 아닌, 두 개의 자백이 교차하는 궁극의 미궁으로 재구성했다. 과거 수사를 뒤흔든 유영철의 잔혹한 범행 패턴에는 성인용품점을 겨냥하는 범죄가 분명히 자리했고, 휴지기이던 2004년 2월 또 한 번 유사 범죄가 부산에서 발생했다는 정황이 복원됐다. 마치 퍼즐처럼 맞춰지는 단서 아래로, 유영철의 그림자가 느리게 드리웠다.

반면 영화 '암수살인'의 실제 모티브가 됐던 이두홍은 훨씬 구체적인 고백을 남겼다. 그는 같은 건물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타인의 목숨을 빼앗은 전력이 있고, 그 무렵 성인용품점 여주인 살인 또한 자신의 소행임을 직접 기록했다. 현장만이 알 수 있는 세밀한 디테일과, "실랑이하다 홧김에 목을 졸랐다"는 자백은 재구성된 수사 장면 위에서 깊은 서늘함으로 흐른다.
각자의 범행 고백이 남긴 틈을, 한낱 안경알이 파고들었다. 현장에 남겨진 특이 형태의 안경알은 범인의 신체 조건과 삶의 단면까지 추적할 수 있는 유일한 실마리로 부각됐다. 과학수사팀은 이 단순한 유리조각이 20년을 감춰왔던 그 밤의 진실로 향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정숙 씨의 삶은 가족을 위해 고단했지만, 세상엔 한 줄 기사로 남아 묻혔다. 방송은 이 비극을 단지 미궁이 아닌, 제대로 눈길 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현실로 그려냈다. 영화 속 '아무도 모르는 살인'의 진짜 메시지처럼,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암수범죄와 피해자 소외의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미 여러 차례 조명된 이두홍의 삶 그리고 여전히 살아 있는 유영철의 불온한 자장 안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는 다시 한 번 질문한다. 그날 밤의 진실은 과연 어디에 있었던가. 안경알이 보여준 작은 실마리가 20년을 뒤흔드는 마지막 파동이 될 수 있는지, 집요한 추적 끝에 잊힌 피해자가 온전히 얼굴을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 1446회는 이두홍의 범죄 이면과 부산 성인용품점 미제 사건의 실체, 그리고 안경알의 과학적 추적을 둘러싼 집요한 진상 규명을 통해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