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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따라 DMZ 넘은 북한 남성”…20시간 작전 끝 귀순 유도
사회

“하천 따라 DMZ 넘은 북한 남성”…20시간 작전 끝 귀순 유도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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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새벽, 군사분계선 인근 하천에서 북한 민간인 남성이 감시장비에 포착되며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군은 무려 20시간 가까운 유도작전을 벌여 귀순자의 안전한 이동을 도왔다. 이번 사건은 2024년 8월 발생한 북한군 귀순 이후 1년 여 만에 드러난 접경지 귀순 사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남성은 3일 오전 3시경 중서부전선 군사분계선 하천 부근에서 처음 확인됐다. 수풀에 엎드려 기다리던 그는 낮 시간대 움직임을 멈췄으며, 해가 진 밤이 돼서야 이동했다. 우리 군은 감시초소를 통해 그의 동향을 실시간 관찰하다 야간에 작전팀을 투입해 “우리는 대한민국 국군이다. 안전하게 안내하겠다”고 외쳤다. 이에 남성은 “누구냐”고 답했고, 이후 군의 안내를 받아 하천을 따라 위험이 덜한 방향으로 이동해 3일 밤 11시경 DMZ를 벗어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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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과정에서 군은 실탄과 방탄복을 갖춘 채 신속히 대응에 나섰고, 전체 작전 상황을 유엔군사령부와 공유하며 정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고 강조했다. 현장 조사 결과, 북한군 측의 특이 동향이나 추격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작전은 과거 비공개 사례와 달리 군이 유도작전의 전모를 공식적으로 공개하며 투명성을 높인 점에 의미가 있다. 북한군이 최근 전방 경계를 강화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귀순자가 넘어온 하천 일대는 방벽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관계기관에서 남하 동기를 포함해 북한 남성의 전반적인 경위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현장 매뉴얼에 따라 신속히 대응한 절차적 원칙을 강조했다.

 

이번 귀순 사례는 DMZ와 군사분계선이 보여주는 한반도 분단 체제와 군사적 긴장이 낳은 결과인 동시에, 접경지역 경계와 군의 평상시 대비 태세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정부와 군은 귀순자 신원과 동기 규명, 보호 조치와 함께 남북 경계 체계의 보완 방안 마련도 추가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과 군은 정확한 경위 조사 및 보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남북 간 경계 관리 체계와 인도적 보호의 새로운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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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남성#국군#dm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