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1000 슬램 정조준”…안세영, 시즌 네 번째 우승 향해→중국 라이벌과 격전 예고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가 숨죽인 긴장감에 휩싸였다. 안세영은 고요한 표정으로 라켓을 쥐고, 모두의 이목 속에 코트를 밟았다.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이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슈퍼 1000 중국오픈 여자 단식 32강에서 캐나다의 미셸 리와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단일 시즌 슈퍼 1000 네 개 시리즈를 모두 석권하는 ‘슈퍼1000 슬램’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에 도전하는 무대다. 안세영은 이미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을 휩쓸며 세 번의 영광을 누렸다. 만약 중국오픈까지 정상에 오르면, BWF 월드투어 출범 후 첫 시즌 네 대회 연속 제패라는 새 역사가 써진다. 혼합복식 정쓰웨이-황야충, 남자단식 빅토르 악셀센조차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슈퍼 1000 시리즈는 BWF 투어 중 최고의 랭킹 포인트와 상금을 자랑하는 대회로 명성이 높다. 안세영은 올해 인도오픈, 일본오픈(슈퍼 75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까지 접수하며 시즌 7관왕도 조용히 시야에 두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2위 왕즈이, 3위 한웨, 5위 천위페이 등 걸출한 중국 톱랭커들이 총출동한다. 안세영은 8강에서 천위페이, 4강에서 한웨, 결승에서 왕즈이와 맞붙을 수 있는 독특한 대진표에 놓였다.
남자복식의 서승재와 김원호도 괄목할 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는 말레이시아, 전영, 인도네시아 슈퍼 1000 트로피를 모두 들어 올렸으며, 독일오픈과 일본오픈까지 더해 올해 6번째 우승을 바라본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배경엔 7개월간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목표를 이루게 돼 영광스럽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들 조 역시 중국 셰하오난-쩡웨이한 조와 32강에서 승부를 펼친다.
안세영, 서승재-김원호를 비롯한 한국 배드민턴 선수들은 올해 국제 무대에서 새로운 흐름을 창출하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사상 첫 슈퍼1000 슬램이라는 영광을 향한 도전이 시작된 만큼, 이번 대회가 남기는 여운은 한층 짙다.
하루의 긴장과 설렘이 켜켜이 쌓이는 중국 창저우의 밤. 경기장의 불빛 아래서 선수들은 오직 자신만의 리듬으로 라켓을 휘두른다. 역사의 현장, 슈퍼 1000 슬램을 향한 치열한 추격전은 7월 22일 밤 또 한 번의 격정을 불러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