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32도 무더위에 와인터널 피서”…실내 여행지로 몰리는 사람들
라이프

“32도 무더위에 와인터널 피서”…실내 여행지로 몰리는 사람들

최유진 기자
입력

여름이 깊어질수록 ‘실내 피서지’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 요즘은 강한 햇볕을 피해 청도 와인터널처럼 색다른 실내 여행지로 향하는 이들이 늘었다. 이전엔 야외 물놀이가 여름 여행의 대명사였지만, 이제는 시원한 공간에서 특별한 경험을 즐기는 피서가 일상이 됐다.

 

무더위가 엄습한 7월, 청도군의 낮 기온은 32도를 가뿐히 넘겼다. 자외선 지수도 연일 높은 수준이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그늘을 찾는다. 체감온도 31도, 오후에는 35도까지 예보된 탓에 실내 피서지의 인기가 높아진 분위기다. “햇볕 쬐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던 날, 와인터널 입구에 들어서니 시원함에 몸이 절로 풀렸다”고 한 방문객은 말했다. 실제로 와인터널 내부는 평균 15도를 유지해 한여름 더위가 남 얘기처럼 느껴진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청도 와인터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청도 와인터널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읽힌다. 현지 숙박업계 관계자는 “예약 문의가 와인터널 인근 실내 숙소에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안내소에서도 “짧은 산책까진 가능하지만 정오 이후엔 실내 여행지로 안전하게 이동하는 게 추천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피서법이 날씨에 맞춰 실용적으로 바뀌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한낮 활동이 어려워지자 실내와 그늘 공간 중심의 여행 흐름이 나타난다”고 짚는다. “와인터널처럼 자연의 지형을 이용한 장소에 색다른 콘텐츠와 휴식이 더해지면서, 여름 여행지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더위엔 동굴이 최고”, “춥다는 말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처럼 색다른 피서 방식에 공감하는 글이 이어진다. 한 여행 커뮤니티 이용자는 “가족끼리 산책하다 더워지면 신화랑풍류마을로 이동해 공연도 보고 쉬었다”며 “여름 피서는 무리하지 않는 게 제일”이라고 적었다.

 

그러다 보니 ‘체험형 실내 여행’이 올해 여름 트렌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용각산 둘레길처럼 산책로 그늘을 걷다 지치면, 실내 전시와 전통 체험을 이어가는 코스가 환영받는다. 이러한 선택은 단지 덥기 때문만이 아니라, 일상의 리듬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가깝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올여름엔 햇볕을 피해 시원한 실내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 역시 ‘여행의 감각’이 돼가고 있다.

최유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청도와인터널#용각산둘레길#청도신화랑풍류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