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새 역사”…마야 스타르크, 2타 차 정상→스웨덴 19년 만 우승
첫 번째 버디가 컵에 들어갈 때부터, 마야 스타르크의 얼굴엔 긴장감과 환희가 어우러졌다. 기다림과 고군분투의 순간마다 그는 묵묵히 클럽을 쥐었고, 골프장 위 바람 속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새 역사를 남겼다. 메이저 무대 정상에서 웃는 스웨덴 25세 챔피언의 미소는 관중들의 기립박수와 함께 오래도록 경기장을 채웠다.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에서 열린 제80회 US여자오픈에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여 열띤 샷 대결을 펼쳤다. 치열했던 이번 대회에서 마야 스타르크는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공동 2위에 올랐던 넬리 코르다와 다케다 리오를 2타 차로 압도하며 LPGA 투어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특히 이번 우승은 2022년 ISPS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 제패 이후 약 3년 만에 이룬 LPGA 통산 2번째 타이틀이다. 스타르크는 대회 내내 굳건한 샷 감각으로 독주를 이어갔다. 많은 강호들이 빠른 그린에 발목을 잡힌 사이, 3라운드 단독 선두에 오르며 승기를 잡았다. 그는 우승 소감에서 “최고 선수들과 격차가 있다고 생각했으나 마지막까지 집중하며 나 자신을 믿었다”고 전했다.
핵심 장면은 14번 홀 버디였다. 이날 스타르크는 마지막까지 리더보드 뒤편에서 본인 플레이에만 몰입하는 태도를 잃지 않았다. 18번 홀에서 티샷 실수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마무리로 2타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경기가 끝난 뒤 “내리막 퍼트가 위험할 뻔했지만 멈춰 섰다”며 극적인 순간을 되돌아봤다.
통계로도 이번 대회 스타르크의 집중력은 뚜렷했다. 그는 평균 퍼트 수 1.79개를 기록하며 투어 평균인 1.86개보다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스타르크는 “특별한 실수 없이, 오히려 평소보다 더 좋은 플레이가 나왔다”며 웃음을 지었다.
우승의 기쁨 곁에는 선배 안니카 소렌스탐과의 특별한 인연도 있었다. 스타르크는 “전날 소렌스탐이 ‘우승컵 들고 오라’는 메시지를 줬다”며 감격을 전했다. 우승 상금 240만달러에 대해선 “원룸 아파트에서 이사할까 생각 중”이라고 재치 있게 답하며 관중의 미소를 자아냈다.
이번 우승으로 스타르크는 LPGA 통산 2승을 기록하게 됐고, 스웨덴 국적 선수가 US여자오픈을 제패한 것은 소렌스탐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팬들은 신성의 등장에 박수갈채를 보냈고, 스타르크는 “지금의 만족과 안정을 토대로 더 큰 선수가 되겠다”며 앞으로의 성장을 다짐했다.
미국 위스콘신의 녹색 필드를 채운 마지막 버디의 여운은 골프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LPGA 투어 일정은 하반기 재개와 함께 다시 시작될 예정이며, 마야 스타르크의 새로운 여정에도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