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운명 대결”…안드레예바, 카사트키나와 프랑스오픈 리턴매치→신구 강자 맞붙는다
박수를 받는 경기, 역사의 또 다른 장면이 기다려진다. 지난해 4강 신화를 일궈낸 안드레예바가 다시 한 번 파리의 오렌지빛 코트 위에서 기적에 도전한다. 리턴매치의 주인공은 국적을 바꾼 카사트키나, 두 명의 강자는 새로운 선택을 한 후 프랑스오픈이라는 무대에서 운명처럼 마주했다.
31일 밤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진 2024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3회전, 안드레예바는 카자흐스탄 대표 푸틴체바를 2-0(6-3 6-1)으로 완파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같은 날 카사트키나는 스페인의 파울라 바도사를 2-0(6-1 7-5)으로 꺾고 다음 라운드 합류를 확정했다.

특히 이번 맞대결은 이전과는 또 다른 의미를 품고 있다. 카사트키나는 지난 3월 러시아 국적을 떠나 호주 선수로 새 출발을 선택했다. 안드레예바와 카사트키나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같은 국기 아래 경쟁했던 사이다. 변화의 시간 이후 서로 다른 국기로 나서는 첫 공식 대결인 셈이다.
두 선수의 과거 대결에서는 카사트키나가 2-1(6-0 4-6 6-4)의 팽팽한 승부 끝에 웃은 경험이 있다. 이제 안드레예바는 ‘포스트 신데렐라’의 가능성을 안고 16강 무대 설욕을 노린다. 2007년생으로 지난해 프랑스오픈 4강까지 올랐던 안드레예바와, 10살 위인 1997년생의 카사트키나는 2022년 이 대회 4강이 개인 최고 기록이다. 스물한 살의 차세대 기대주와 노련한 강자의 충돌, 팬들의 긴장과 기대가 고조되는 이유다.
프랑스오픈 공식 소셜미디어에서도 두 선수의 대결에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대회 관계자는 “탁월한 기량을 갖춘 두 선수가 국적 변화 이슈까지 더해진 특별한 경기”라며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뿐 아니라 현지 테니스팬들도 이번 16강전이 대회 흐름을 바꿔놓을 분수령으로 꼽고 있다. 승자는 곧바로 8강 티켓까지 손에 넣는 만큼, 두 선수의 모든 집중이 이 코트 위에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쌓아온 기록과 페이스 모두 흠잡을 곳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가 남기는 울림은 더욱 진하게 다가온다.
파리 초여름 저녁, 이국의 코트 위에 깃드는 건강한 긴장감과 설렘, 변화의 시간을 딛고 나서는 젊은 용기와 노련함. 두 선수의 여정은 깊은 여운을 남기며, 프랑스오픈 공식 일정에 따라 오는 주말 세기의 리턴매치로 전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