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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SUV 전기차 개발 중단”…혼다, 미국 수요 둔화에 전략 수정
국제

“대형 SUV 전기차 개발 중단”…혼다, 미국 수요 둔화에 전략 수정

이소민 기자
입력

현지 시각 7월 5일, 일본(Japan) 완성차 업체 혼다(Honda)가 자사의 대형 SUV 전기차 개발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USA)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조짐과 주요 정책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세계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혼다는 당초 2027년 출시를 목표로 대형 전기 SUV를 준비해왔으나, 수요 전망 악화와 최근 미국의 전기차 세제 혜택 축소 등 정책 변화를 반영해 해당 프로젝트를 철회했다. 혼다 관계자는 대형 전기차 부문은 개발과 조달 비용이 크고, 시장 확대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 경영 부담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내년 출시될 ‘제로 시리즈’ 신형 EV 중 세단과 중형 SUV는 예정대로 투입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혼다, 대형 SUV 전기차 개발 중단…미국 수요 둔화 판단
혼다, 대형 SUV 전기차 개발 중단…미국 수요 둔화 판단

이 같은 혼다의 결정 뒤에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현 미국 대통령이 2기 국정과제 법안에 서명하며 전기차 세액공제 기한을 올해 9월 30일까지로 한정한 정책 변화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급변하는 미국 정책 환경이 글로벌 제조업체의 전략 수정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혼다는 이와 함께 2031년 3월까지 책정했던 EV·소프트웨어 개발 투자액 역시 10조 엔(약 94조 원)에서 7조 엔(약 66조 원)으로 30%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감축된 투자 금액은 하이브리드차 증산 등 보다 보수적이면서도 유연한 전략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비슷한 현상은 다른 글로벌 자동차 선두업체들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포드(Ford)는 대형 전기차 개발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으며, 닛산자동차(Nissan)는 미국 생산 EV 모델 개발을 중단했다. 도요타자동차(Toyota)는 당초 2026년으로 예고됐던 SUV 전기차 생산 시점을 2028년으로 연기하는 등 전반적인 전략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한 EV 부문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등 수익성과 실질 판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일본 및 미국 증권가에서는 “정책 변수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완성차 업체 신차 포트폴리오 전환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와 니케이(Nikkei) 등 주요 매체도 “혼다의 결정은 자동차 업계 변화 흐름의 상징적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미국 대선 결과와 각국의 친환경차 정책, 전기차 배터리 가격 등도 향후 업계 실적에 큰 변동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번 혼다의 전략 수정은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투자방침, 신차 개발 및 생산 전략의 현실적 전환을 뚜렷이 보여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정책 환경과 수요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각국 정책 및 업계 대응이 자동차 산업의 방향성을 어떻게 규정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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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미국#전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