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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출구조사 1위에 광장 물결”…진보 촛불행동 환호 속 대국본 침묵→시민 대선 민심 요동
정치

“이재명 출구조사 1위에 광장 물결”…진보 촛불행동 환호 속 대국본 침묵→시민 대선 민심 요동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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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저녁 하늘 아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출구조사 1위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 사이에 변화를 예감하는 숨결이 퍼졌다. 곳곳에 흩어진 불안과 희망은 이날 진보와 보수, 지지와 반대가 엇갈린 광장 풍경 속에서 한없이 교차했다. 찬란한 조명 아래서 촛불행동이 운집한 청계광장은 출구조사 화면이 뜨는 그 순간, 박수와 환호, 노래와 환희로 가득 찼다.

 

진보 성향 촛불행동 집회 참가자들은 개표방송이 시작되자 팽팽하게 조여온 긴장 속에 “투표항쟁 떨쳐내자 내란세력 응징하자”, “잊지 말자 12·3 내란” 등의 팻말을 높이 들어 올렸다. 이들은 미리 약속이나 한 듯,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가 50% 이상이라는 자막이 뜨자마자 목소리를 모아 환호했다. 화려한 조명과 음악, 그리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흐르는 밤, 다시 한 번 현장은 뜨거운 유대와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누군가는 “국민이 승리한다”는 구호로 갈무리했고, 또 다른 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정의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을 향한 출발선”이라고 말했다. 촛불행동과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에 모인 인원은 경찰 비공식 집계로 각각 약 500명에 달했다.

이재명 출구조사 1위에 광장 물결
이재명 출구조사 1위에 광장 물결

반면, 서울 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소속 시민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선거방송 화면을 응시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국본의 집회 현장은 무거운 적막감에 휩싸였고, 참가자 200여명은 일부만이 “어떡하나”, “어휴”와 같은 말로 아쉬움을 표했다. 사회자는 “기죽지 말고 개표 결과를 기다리자”며 침체된 분위기를 다독였지만, 전광판에 떠오르는 출구조사 결과가 남긴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본 투표일 저녁, 광장마다 스며든 희비의 그림자는 민심의 거대한 물결을 다시금 실감케 했다. 내면의 소리를 삼킨 수많은 이들이 서로 다른 이유로 앉고 서며, 민주주의의 밤을 지새웠다. 본격적인 개표가 이어짐에 따라 각 진영의 기대와 긴장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정치는 오늘 광장에서 다시 태어나고, 개표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 향방은 이 밤 이후 본격적인 논의의 장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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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촛불행동#대국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