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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항체 병용요법, 1상서 반응률 71%”…에이비엘바이오, 위암 치료 패러다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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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항체 병용요법, 1상서 반응률 71%”…에이비엘바이오, 위암 치료 패러다임 도전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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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항체 기술이 위암 등 소화기암 치료 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글로벌 파트너사 아이맵이 공동 개발한 이중항체 ‘ABL111’의 1b상 병용요법 임상 데이터가 7월 2일 유럽종양학회 소화기암 학술대회(ESMO GI)에서 공개됐다. ABL111은 Claudin18.2(클라우딘18.2)와 4-1BB 등 두 가지 암 관련 표적을 동시에 겨냥하는 차세대 이중항체다. 업계는 1차 치료제 시장 선점을 통한 글로벌 항암제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아이맵 연합은 이번 학회 미니 구두 발표에서 전이성 위암 환자 대상 ABL111, 면역관문억제제(니볼루맙), 화학항암제의 삼중 병용요법 임상 1b상 용량 증량 데이터와 첫 중간 효능 결과를 공개했다. 5㎎/㎏, 8㎎/㎏, 12㎎/㎏ 등 용량 전반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71%를, 특히 8㎎/㎏와 12㎎/㎏에서는 83%의 높은 반응률을 기록했다. 질병 조절률(DCR)도 100%로 나타났다. 고용량 군에서도 내약성이 양호했고, 3등급 이상의 중대한 부작용 발생은 제한적이었다.

ABL111의 기술적 강점은 Claudin18.2와 4-1BB 표적에 대해 동시 결합이 가능한 ‘그랩바디-T’ 플랫폼 구조에 있다. Claudin18.2는 위암 등 소화기암종에서 과발현되는 표적이고, 4-1BB는 T세포 활성화를 돕는 면역공략 표적이다. 두 기전의 결합을 통해 암 세포 제거와 면역 항암 효과를 한번에 모색한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기존 단일항체·항암 화학요법과 비교해 더 높은 효능과 낮은 부작용 프로파일이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ABL111 기반 삼중 병용요법이 표준 1차 치료제로 자리 잡을 경우 연간 수조 원 대 위암·췌장암 시장에서 기존 면역항암제 대비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실제 유사 표적에 도전하는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 첫 병용 임상 수치가 선제적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글로벌 주요 제약사들도 Claudin18.2 표적 항체, 이중·삼중 항체 파이프라인 강화를 잇따라 추진 중이다.

 

임상 데이터가 미국·유럽 등 주요 허가기관의 3상 진입 및 시판허가로 이어질지, 국내외 규제 대응이 함께 관전 포인트다. 임상에서 AI 기반 환자 선별 등 정밀의료 접목 논의도 일부 언급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ABL111 삼중 병용요법이 위암 1차 치료제 영역에서 글로벌 표준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향후 그랩바디-T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확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임상 결과가 실질적으로 대규모 2b/3상과 상업화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글로벌 진입장벽을 넘는 후속 데이터가 이중항체 시장의 본격 성장 열쇠가 될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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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abl111#claudin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