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통합에 종교 리더십 절실”…이석연, 정순택 대주교·진우스님과 협력 논의
정치·사회적 갈등 속에 종교계가 국민 화합의 접점이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이 9월 29일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진우스님 조계종 총무원장을 잇달아 예방하며 “통합의 길에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7대 종단 공동체 연대 제안에 두 종교 지도자 모두 긍정적으로 화답해, 정치적 분열 해소와 이주민 포용 등에 종단 간 협력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석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순택 대주교와의 만남에서 “이주민 포용을 위해 천주교와 통합위가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위원장은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을 맞아 천주교 담화문에 나온 ‘이주민은 희망의 선교사’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며, 종교계의 포용적 시각에 공감을 표했다. 정순택 대주교도 “국민 5% 이상이 이주민이므로 이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가 필요하다”면서, “2027년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을 통해 청년 위로와 사회 통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치적 위기 국면에서 종교계의 법치와 화합 메시지도 강조됐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 정 대주교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자’며 국민적 수용을 당부한 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경청해 분열 극복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오후 진우스님과의 자리에서도, 이 위원장은 조계종이 탄핵심판에 대해 “정치적 견해는 달라도 헌법 절차에 따른 최종 법적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점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불교 경전 ‘신심명’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자기 주장만 하면 통합과 화합에서 멀어진다는 말씀이 국민통합의 큰 교훈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진우스님 역시 “입장과 견해가 달라도 한 배를 저어야 전진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두 종교 지도자와 이 위원장은 이날 다문화 가정과 이주 근로자 인권 보호에도 공동 대응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나아가 이석연 위원장은 7대 종단 간 공동체 연대 구축을 공식 제안했고, 정 대주교와 진우스님 모두 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사회적 통합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종교계의 연대가 실제 정책 협력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국민통합위는 향후 타 종단과도 교류를 확대하며 종교계와의 긴밀한 협력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