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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 한낮에도 길은 붐빈다”…안산의 여름, 폭염 속 일상의 묘한 뜨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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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 한낮에도 길은 붐빈다”…안산의 여름, 폭염 속 일상의 묘한 뜨거움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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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산 거리엔 땀이 줄줄 흐르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멈추지 않는다. 예전에는 30도가 넘는 날이면 방 안에 머무는 게 상식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35도 한낮의 더위도 각자의 방식으로 지나친다.

 

올여름 안산의 낮 기온은 섭씨 35도 근처를 오르내리며, 오전엔 선선함이 남아 있지만 오후에는 숨이 턱 막힌다. 9일 오후, SNS에는 온도계를 찍은 ‘35도 인증샷’과 함께 “밖에만 나가면 땀이 폭포수처럼” “이번 여름도 결국 물병 덕분에 견딘다”는 글들이 넘쳐났다. 동네 커피숍과 공원 벤치에는 부채와 아이스 커피, 챙 넓은 모자가 빠지지 않는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 제공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이 7월 둘째 주 안산의 날씨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일부터 12일까지 낮 최고 기온이 34~35도로 예고돼 있다. 강수 확률은 0%, 별다른 비 소식도 없다. 주말까지 계속 맑은 하늘과 강한 자외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체감온도에 주의해 한낮엔 실외 활동을 가급적 줄이고, 물과 휴식, 자외선 차단을 챙기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압도적인 더위 속에서도 일상이 계속되는 현상을 ‘습관의 힘’이라 해석한다. 환경심리학 연구자 손정은은 “도시는 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 하는 공간이지만, 날씨에 맞춘 적응력이 사람들을 더욱 유연하게 만든다”며 “대형 마트, 카페, 도서관 등 실내를 중심으로 동선이 바뀌는 것도 이 시기만의 독특한 풍경”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침 8시까지 산책 끝내기”, “차 안에 미리 썬크림 넣어두기” 등 각자 마련한 더위 대처법이 공유된다. “에어컨 없는 집은 도서관이나 카페가 구명정”이라는 목소리, “길에 나서기 전 손에 쥐는 얼음팩이 심리적 위로”라는 고백도 눈에 띈다. 그러다 보니 “이젠 두꺼운 여름옷과 차가운 커피, 피서철 전용 물병도 내 삶의 일부”라고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렇듯 맑고 뜨거운 7월, 안산의 일상은 여러 겹의 적응으로 버텨진다. 누군가는 더위 속에서도 익숙한 일상을 지켜내고, 누군가는 작은 변화로 하루를 견딘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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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폭염#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