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해선 모성의 폭풍 속 오열”…독수리5형제, 눈물 뒤에 진실→끝없는 미로
먹먹한 한숨이 잔잔히 번지던 거실, 그 안에서 배해선이 연기한 장미애의 얼굴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슬픔이 어려 있었다. 떨리는 손끝과 망설임 가득한 눈빛이 오가던 순간, 한 가정의 무너진 평온과 무거운 비밀이 동시에 드러났다. 긴 침묵 끝에 터뜨린 오열, 그 뒤에 숨은 진심은 보는 이의 가슴을 서서히 파고들었다.
주말 저녁, 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에서 배해선은 사랑과 죄책감, 그리고 숨겨진 비밀로 얼룩진 어머니 장미애의 내면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연락 끊긴 딸 독고세리로 인해 불안과 후회는 커져갔다. 여기에 독고탁이 불쑥 술도가를 찾아가 오강수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자, 극의 긴장감은 찢어질 듯 부풀었다. 미애는 오강수가 진실을 알지 못하기만을 바라며 애써 태연을 가장하지만, 집요하게 본질을 파고드는 오강수 앞에서 걱정과 압박에 짓눌리며 한 걸음도 떼기 힘들어 보였다.

이뿐만 아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세리, 과거 횡령 사건의 그림자까지 드리운 상황에서, 미애의 마음은 속절없이 흔들렸다. 자신의 선택이 또 다른 상처가 돼 돌아온 듯한 미애는 오범수를 찾아가 “강수를 버린 죄로 세리에도 버림받았다”고 오열한다. 배해선은 아들의 죄책감, 딸을 향한 그리움, 어디서도 털어놓지 못할 두려움까지 모두 담은 깊은 내면 연기로, 시청자의 공감을 거듭 자아냈다.
회차가 흐를수록 미애의 고통은 점차 심화된다. 과거와 현재, 진실과 비밀 사이에서 갈등에 휩싸인 채 평온을 갈망하는 마음과 드러날지 모를 두려움이 뜨겁게 교차한다. 갈등의 한복판에서 그녀는 더 깊은 혼돈에 빠지고, 숨기지 못할 감정들이 연이어 분출됐다. 가족의 진실이 점차 드러남에 따라 시청자 역시 장미애의 끝없는 미로 속 아픔에 숨을 죽였다.
이처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감춰진 상처와 모성애의 집착이 절묘하게 엇갈린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회를 거듭할수록 진실의 조각들이 맞춰지며 거센 감정의 파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 드라마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 8시에 방송되며, 배해선의 깊은 연기가 만들어갈 장미애의 다음 선택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