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은, 염라의 이름으로 무대를 흔들다”…설공찬 몽환美 절정→단호한 포효 어디서 터질까
한낮의 열기가 아직 남아있는 초가을, 실내를 깊게 채운 고요함 속에서 여은의 절제된 존재감이 마치 한 편의 동양화처럼 스며들었다. 오래된 격자문을 타고 내리쬐는 푸른빛과 정교한 한복의 결, 부드럽게 흐르는 머리카락과 단단한 시선이 겹치며 무대의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뮤지컬 ‘설공찬’에서 염라 역을 맡은 여은은 세밀한 자수와 흑백이 한데 어우러진 한복, 둥그스름한 전통 관모로 사진 속에서 완벽하게 염라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줬다. 각진 창틀과 자연광이 어우러져 몽환적 분위기를 극대화했고, 염라라는 인물의 엄숙함과 신비로움을 함께 드러냈다. 무엇보다 식은 표정 너머로 스며든 단호함은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무대 위 어떤 순간을 예고하는 듯했다.

여은은 직접 “염라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저승이여 문을 열어라!”라는 힘 있는 메시지를 남기며, 다가올 무대에 대한 각오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짧지만 강렬한 문장은, 관객에게 염라의 힘과 위엄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충분했다. 이를 본 팬들은 기존의 밝고 섬세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신비롭고 대담한 여은의 연기 변신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전통미와 현대적 미장센이 어우러진 이번 염라 캐릭터로 여은은 새로운 매력을 찾아가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따스함을 전해온 여은이, 이번에는 압도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무대의 중심을 사로잡고 있다. 팬들과 관객들은 가을과 함께 깊어져갈 여은만의 울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뮤지컬 ‘설공찬’은 오는 2025년 9월 9일부터 10월 26일까지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