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과 4년 계약”…이강희, 오스트리아행 확정→유럽 무대 도전장
잔잔한 셔터 앞에서 새 유니폼을 입은 이강희의 표정에는 긴장과 설렘, 그리고 새로운 각오가 묻어났다. 오랜 꿈이던 유럽 무대의 초입에 선 23세 미드필더를 향해 국내외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경남FC 소속 미드필더 이강희는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명문 구단 아우스트리아 빈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 빈 구단은 “이강희가 경남FC에서 이적한다”며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고, 28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은 2029년 여름까지로 내다보며, 구단은 새 시즌 중원의 활기를 기대했다.

2001년생 이강희는 신평고를 거쳐 2020년 수원 삼성에서 프로 무대를 밟았으나, 수원에선 리그 출전 기록이 없었다. 이후 2022년 부산 아이파크, 2023년 경남FC로 임대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여름 경남에 완전 이적했다. K리그2 통산 100경기(플레이오프 포함)에 2골 3도움이라는 이력을 쌓아 팀 내 신뢰를 높였다.
이강희는 20세 이하(U-20)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오가며 국제 무대를 경험했고, 2023년 AFC U-23 아시안컵에도 출전했다. 189cm의 신장을 바탕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주포지션으로 소화하면서 중앙수비수와 스트라이커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지녔다. 이강희는 구단 홈페이지에서 “오스트리아와 빈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 긴장되지만, 유럽 무대에 서게 된 것이 꿈만 같다”며 빠른 적응 의지를 보였다.
아우스트리아 빈은 전통과 성적을 겸비한 오스트리아 명문 구단이다. 1911년 창단 이후 분데스리가 24회, FA컵 27회 우승을 기록했다. 2024-2025시즌 정규리그 3위로 다음 시즌 유럽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예선 출전권도 따냈다.
마누엘 오르틀레흐너 구단장은 “이강희는 경기장 안팎에서 빈에 완벽히 어울릴 선수”라며 “한국 청소년 대표 경험과 장신의 체격, 팀워크가 돋보인다. 빠른 적응으로 팀에 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강희의 합류로 빈은 다음 시즌 중원과 수비의 옵션이 한층 다양해졌다. 구단은 시즌 개막 행사와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예선 무대에서 이강희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긴 준비 끝에 찾아온 유럽 무대, 이강희는 또 한 번 자신을 시험대에 올려놨다. 뜨거운 여름 햇살처럼 새 출발의 빛이 가득한 빈의 도시에서, 그의 각오와 목표는 더욱 단단해진다. 각본 없는 그라운드의 이야기는 이제 오스트리아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