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대 임박”…미 관세·인플레 우려에 원화 약세 뚜렷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1,400원 선에 근접하며 추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월 18일 서울외환시장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93원을 기록, 이달에만 2.73% 상승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 이후 한 차례 하락했던 환율이 두 달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입한 모습이다. 달러 강세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맞물리면서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고 진단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환율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7% 오른 것으로 집계되며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47.1%로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며 원화 수요가 줄고 있다. 원화는 유로, 파운드, 위안 등 다른 주요국 통화에 비해서도 낙폭이 두드러졌고, 엔화만이 원화보다 더 큰 하락을 기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와 해외 투자 확대가 원화의 환율 민감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상호관세 협상 기한인 8월 1일을 앞두고 추가 변동성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리 인하가 더 늦춰질 경우, 환율이 1,400원을 상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달러 자산 수요가 하반기에도 이어져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원가 상승, 자본 유출 등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며 시장 안정 대책을 검토 중이다.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커지는 만큼, 주요 정책 결정과 글로벌 변수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미국 금리 정책과 관세 협상 타결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