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금거북이·세한도 선물, 공직 인사 청탁 의혹”…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특검 첫 출석

오승현 기자
입력

공직 인사 청탁 의혹의 중심에 선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6일 민중기 특별검사의 소환 조사를 받으며 정국이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김건희 여사에게 금거북이 등 금품과 선물을 건네며 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한 진상이 드러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휠체어를 타고 조사실에 출석했으나 취재진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고 조사에 임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전 9시 31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금거북이 등 금품 전달과 공직 임명 청탁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 전 위원장은 '금거북이 건넨 이유', '공직 임명 청탁 목적이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그는 지난해 11월과 20일 참고인 조사를 요구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한 바 있다. 최근까지도 발목 골절 등 건강 문제를 주장해 출석을 미뤘으나, 특검팀의 소환에는 응했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와 이 전 위원장 사이의 금품 거래 및 인사 청탁에 대한 실체 규명 의지를 드러냈다. 김건희 여사 모친이 운영하는 요양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이 전 위원장의 당선 축하 편지가 발견된 점, 그리고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에 김 여사 영향력'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됐다. 참고인 신분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금품 대가성 등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 전 위원장은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치권은 이 배용 전 위원장의 출석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여권 내 일부에서는 "실체 없는 의혹으로 국정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반발하는 반면, 야당은 "특검이 강력하게 수사해 권력형 비리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도 이 전 위원장의 임명과 관련해 친일인사 옹호 논란, 역사관 문제 등을 둘러싼 비판이 재점화됐다. 이 전 위원장이 경복궁 경회루에 김 여사와 출입한 사실, 김 여사의 종묘 망묘루 무단 방문과도 맞물리며 국민적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특검 조사가 공직 인사 과정의 투명성과 청렴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권 실세와 관련된 인사 청탁 의혹에 엄정한 수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배용 전 위원장을 상대로 세한도 선물, 경회루 동행 경위,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이번 특검 수사가 정국 현안으로 번지며 또 한 차례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배용#김건희#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