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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AI주 일제 하락세”…미국 증시 약세에 서학개미 유동성 재편, 변동성 확대 전망
국제

“빅테크·AI주 일제 하락세”…미국 증시 약세에 서학개미 유동성 재편, 변동성 확대 전망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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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9월 2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 및 빅테크·AI 관련 종목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투자심리의 경계감이 선명해졌다. 결정적 거시 이벤트를 앞둔 포지션 정비와 금리 상단 부담, 환율 움직임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서학개미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유동성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 이번 주 고용지표 등 굵직한 경제 발표를 전후로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미 동부시간 2일 오전 10시 20분 현재, S&P 500은 0.9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6% 빠지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다우(0.59% 하락)와 러셀 2000(0.66% 하락) 역시 동반 조정을 나타냈고, 대표적 변동성 지표인 VIX는 17.98로 전장보다 11.54% 급등했다. 환율은 1,391.9원으로 전일 대비 소폭 하락해 원화 강세가 나타났으나, 이는 현지 투자수익률에 민감한 국내 투자자(서학개미)들에게 주목해야 할 변수로 떠올랐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시장의 시선은 이번 주 연속 공개될 JOLTS(7월), ADP 민간고용(8월), ISM·S&P 제조업지수와 금요일 BLS(미국 노동통계국)의 고용보고서 등 이른바 ‘잡스 위크’에 쏠려 있다. 이들 데이터 결과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기준금리 정책 노선, 유동성 방향, 환율 등이 가파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컨센서스 대로 추가 고용 개선폭이 제한돼 나타날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날 수 있지만, 일시적 고용 서프라이즈가 나오더라도 정책 전환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채권시장은 장단기 금리 레벨이 동반 상승(30년물 4.99%, 10년물 4.30%)하면서, 빅테크·AI주를 중심으로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이 전가되는 구조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 29일 기준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상위 50종목 보관금액은 전회 대비 3조7,157억원 줄어든 138조731억원으로 집계됐고, 종목별로 신속한 자금 재배치가 포착됐다.

 

테슬라의 경우, 전일 보관금액이 1조1,281억원 감소(29조3,500억원), 이날 주가는 0.72% 하락하며 저가매수 대기세조차 관망모드로 전환됐다. 엔비디아 역시보관금이 전일 6,331억원 감소(21조85억원), 이날 주가도 2.38% 밀려 투자심리 위축이 확산됐다. 팔란티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자금 유출과 동시에 장중 약세를 보였으며, 알파벳의 경우 전일 유입에도 불구, 이날 2% 하락해 최근 매수세가 단기 손실로 이어지는 ‘디커플링’ 패턴이 뚜렷했다.

 

ETF(상장지수펀드) 수급 변화 역시 민감하다. 인베스코QQQ,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등 레버리지·테마 상품군에선 전일 대규모 자금 이탈(각각 453억원, 1,673억원)과 금일 급락(-1.15%, -3.47%)이 동반돼 변동성 확대의 파급력이 크게 나타났다. 반면, 국채 ETF 등 방어형 상품엔 완만한 자금 흐름과 미미한 가격 변동이 병존, 리스크 오프 전환의 일부 징후를 내비쳤다.

 

에너지, 배당, 방어적 팩터 관련 종목 역시 경기·금리 변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슈왑 미국 배당주 ETF는 전일 소폭 자금 유입에도 불구 금일 0.14% 하락, 방어력이 온전치 않음을 드러냈다.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비중주의 약세에선 밸류 부담과 금리 변수 간 힘겨루기가 이어진다.

 

비트코인 트렌드 수혜종목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경우엔 전일 자금 이탈(238억원) 이후 이날 1.96% 상승하는 등의 예외적 흐름도 포착된다. 이처럼 자금 유입·유출과 당일 주가 방향이 엇갈리는 의미심장한 ‘디커플링’ 장면은 금리·환율·거시지표 등 데이터 민감도가 절정에 달한 증시의 현주소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유력 매체들도 “고용보고서 등 이벤트를 둘러싼 시장의 불확실성 우려가 크다”, “빅테크 주도 현상이 약화하는 신호가 누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미국 증시는 정책·유동성 경로를 좌우할 만한 거시 데이터에 따라 위험회피와 위험선호가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다”며 신중한 포지션 관리와 동적 리밸런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당분간 뉴욕증시는 고용지표 신호와 채권금리 방향, 글로벌 환율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개별 종목의 전일 보관금액 증감과 당일 주가 흐름의 교차 분석을 통해 투자전략을 재점검할 것을 국내외 투자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번 주 연준 정책에 대한 단기 기대와 차익실현 심리가 얽히는 만큼, 서학개미들도 리스크 관리와 데이터 해석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제시장은 향후 미국 고용지표 발표와 이에 따른 연준 행보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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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나스닥#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