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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물놀이, 골목 문화 산책”…영등포, 더위 속 실내외 여행지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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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물놀이, 골목 문화 산책”…영등포, 더위 속 실내외 여행지로 인기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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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영등포를 찾는 사람들이 유독 많아졌다. 예전엔 혼잡과 더위로 멈추었던 걸음이었지만, 이제는 실내외 여행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즐거움이 영등포의 일상이 됐다.

 

영등포의 인기 명소들은 흐린 날씨와 32도를 넘는 체감온도에도 아랑곳 없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여의도물빛광장은 분수쇼와 함께 시원한 물놀이가 가능한 곳으로,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자주 찾는다. 저녁 무렵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산책과 자전거, 돗자리 피크닉을 즐기며 도시의 바람을 피부로 느끼는 이들의 모습이 익숙하다. SNS에선 유람선 ‘이크루즈’ 위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것이 또 하나의 유행이 됐다. 한강 위를 떠다니며 도심의 풍경을 색다르게 바라보고, 실내 좌석에서 무더위마저 잊은 채 잠시 쉬어가는 이들도 많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국회의사당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국회의사당

숫자로도 변화가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한강변 인근 주요 명소 방문객이 여름철에만 전년 대비 15% 이상 늘었다. ‘더위를 피해 실내 공간을 찾다가, 야외 활동도 병행하는’ 이른바 ‘여름 섞어 즐기기’ 행태가 세대를 막론하고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문래창작촌 같은 문화 골목엔 카페와 공방, 실내 갤러리가 즐비하다. 골목 한편, 조용한 공간에서 산책 대신 예술을 즐기는 이들 분위기도 인상적이다. “‘실내·실외 어디든 내 취향대로’라는 게 큰 장점”이라고 시민 A씨는 고백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도심 속 유연한 라이프’라 지칭한다. 한 도시문화연구소 관계자는 “날씨와 무관하게 경험의 결을 다양하게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심 여행지의 새로운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댓글 반응도 다채롭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하루가 꽉 채워진다”, “덥고 습한 날씨엔 실내 박물관, 저녁이면 공원에서 돗자리 한 번”이라며, 누군가는 “영등포의 여름이 더이상 지치는 계절만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전한다.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찾은 국회어린이박물관에선 실내 체험을 통해 학습과 놀이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 학부모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되고 있다. 작은 기획 전시와 체험 공간 앞에서 “매번 새로운 하루를 보낸다”고 느끼는 부모들도 많다.

 

영등포의 여름은 단지 더위를 피하는 방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도심의 풍경을 새로이 발견하고, 하루 안에 여러 감정의 결을 겹칠 수 있다는 점에서 변화된 도시 라이프의 상징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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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여의도물빛광장#문래창작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