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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위업”…우상혁, 높이뛰기 신화→아시아선수권 금빛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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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위업”…우상혁, 높이뛰기 신화→아시아선수권 금빛 질주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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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발치는 비와 함성, 굳은 결심을 품은 우상혁의 얼굴이 구미경기장의 긴장을 삼켰다. 마지막 시도에서 바를 넘긴 순간, 모든 것은 멈췄고 우상혁의 이름이 남자 높이뛰기에 또 한 번 영원히 새겨졌다. 이 겨울 같은 긴장과 짧은 환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로 향하는 우상혁의 발걸음을 더욱 굳게 다져주었다.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29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치러졌다. 폭우로 인해 경기가 1시간 30분가량 미뤄졌으나, 우상혁은 흔들림 없이 2m15부터 2m26까지 모든 높이를 1차 시기 만에 가볍게 넘으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사했다. 결승에서는 일본의 신노 도모히로와 접전을 펼친 끝, 2m29의 운명적 높이에서 강렬하게 바를 넘기는 데 성공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연패 위업”…우상혁, 아시아육상선수권 우승→남자 높이뛰기 새 역사 / 연합뉴스
“2연패 위업”…우상혁, 아시아육상선수권 우승→남자 높이뛰기 새 역사 / 연합뉴스

이 승리로 우상혁은 30년 만에 아시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2연패를 달성한 두 번째 주자가 됐다. 과거 1991년부터 1995년까지 3연패를 기록한 이진택의 뒤를 이으며,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3회 정상 등극이라는 새로운 금자탑도 쌓았다. 특히 지난 도쿄 올림픽 4위 이후 그는 세계실내선수권 우승, 세계실외선수권 2위에 이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정상까지, 매 대회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아시아 최고 점퍼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번 시즌 우상혁은 5개의 국제무대에서 금메달을 들어올렸다. 세계실내선수권, 각종 초청대회 그리고 구미에서의 우승까지, 사계절 내내 절정의 기량을 유지한 그의 도약은 숫자를 넘어 한 시대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경기 후 우상혁은 “중국 난징 세계실내선수권과 구미 아시아선수권에서 목표를 모두 이뤘다. 남은 도쿄 세계선수권까지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제 그의 시선은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세계선수권을 향하고 있다. 비와 환호, 그리고 한 번의 점프가 켜켜이 쌓인 신화 속에서 우상혁은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눈길을 거두지 못한 관중들의 응원, 폭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사나이의 땀방울. 응시하는 이마다 우상혁을 통해 잠시 삶의 무게를 잊었으리라. 남자 높이뛰기의 드라마는 계속된다. 우상혁의 다음 도약은 오는 9월, 세계가 지켜볼 도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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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아시아육상선수권#높이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