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수놓는 무궁화 드론”…세대 잇는 ‘나라꽃 무궁화 대축제’의 설렘
요즘 여름밤, 세종수목원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무궁화가 휘감는 산책길과 그 위로 펼쳐지는 드론쇼는 더 이상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대를 넘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축제의 일상이 됐다.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국립세종수목원은 ‘나라꽃 무궁화 대축제’로 이른 가을을 맞는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만큼 그 의미는 남 달랐다. 산림청이 준비한 이번 축제의 주인공은 단연 무궁화다. 분화 심사와 밤의 야외 개방, 곳곳에 자리한 무궁화 울타리 특별전이 잊혀졌던 꽃의 이름을 다시 부르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무궁화 드론쇼가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하늘을 수놓는 수십 대의 드론이 무궁화를 형상화하며 방문객들은 휴대폰을 들어 그 장면을 기록했다. 어린이와 부모, 연인들이 모인 체험존에서는 무궁화 손거울 만들기, 퍼즐, 반려 무궁화 키트 등 작지만 손에 남는 기념품을 만들며 ‘나라꽃’의 의미를 새겼다. SNS에는 “무궁화가 이렇게 예뻤는지 몰랐다”, “드론쇼에 감동받았다”는 인증글도 이어졌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나라꽃 무궁화 대축제’ 기간 세종수목원 방문객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가족 단위 참여 프로그램에도 예약 문의가 몰렸고, 역사의식을 되새기려는 20~30대 젊은 층의 참가도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공동체감 회복’이라 부른다. 정지혜 문화기획자는 “축제에서 꽃을 직접 보고 만지는 경험, 그리고 모두가 밤하늘을 함께 올려다보는 순간에 공동체의 감정이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와 꽃길을 걷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무궁화가 단순한 옛 상징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다가온다”는 목소리가 여럿 있었다. 무심코 축제에 들러 작은 거울 하나, 사진 한 장을 품고 돌아오는 사람들. 그들이 남긴 ‘좋았던 기억’은 사회 곳곳으로 퍼지고 있었다.
‘나라꽃 무궁화 대축제’의 의미는 단지 한여름의 행사에 머물지 않는다. 무궁화라는 작은 꽃 속에서 우리는 오래된 기억, 광복의 역사,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감정까지 함께 안게 된다. 작고 사소한 축제장에서,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