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급등에 2,770선 회복”…코스피, 외국인 1조8천억 순매수→10개월 만에 반등세
6월의 찬란한 오후, 코스피가 숨 가쁘게 오르며 2,770선에 다시 닿았다. 이 순간을 가능케 한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의 거침없는 순매수세였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66% 오른 2,770.84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일 이후 10개월 만에 빛을 본 수치였다.
이날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1조506억 원, 선물 시장에서 7,971억 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시장 랠리를 주도했다. 현·선물 합산 순매수 규모는 1조8,478억 원에 이르러 11개월 만의 최대치로 기록됐다. 기관도 2,045억 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보탰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무게를 덜고 1조2,256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오래도록 잠잠했던 기대가 살아났다. 정치 불확실성의 해소와 차기 대통령의 상법 개정, 자본시장 활성화 공약이 시장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지주회사를 비롯한 금융, 증권,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업종으로 고르게 확산됐다.
가장 뜨거운 시선을 받은 섹터는 지주사가 대표한다. 한화는 20.98% 뛰었고, SK스퀘어 13.06%, CJ 12.19%, 두산 11.00%가 급등했다. 정책 모멘텀이 반영돼 증권업종 내 부국증권은 22.67%, 미래에셋증권 13.25%, 신영증권 12.62%, SK증권 11.34%, 한화투자증권 9.61% 올랐다. 보험·금융주도 각각 8.03%, 6.46%의 업종별 강세를 보였다. 신재생에너지와 반도체도 동반 상승하며, 한화솔루션 5.69%, OCI홀딩스 6.85%, SK하이닉스 4.82%, 삼성전자 1.76%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도 않다. ‘테마주’로 분류된 이스타코와 오리엔트바이오, 평화홀딩스 등은 재료 소멸 후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카카오, 한국전력, 한화오션이 하락해 명암을 갈랐다.
업종별 흐름을 살펴보면 증권, 보험, 금융, 비금속, 유통, 기계, 화학, 음식료, 건설업종 등에서 고른 오름세가 눈에 띄었다. 다만 전기가스, IT서비스 업종 등 일부는 약세를 보이며 시장의 복합적인 흐름을 대변했다.
코스닥 역시 낙관의 물결에 동참했다. 외국인 1,483억 원, 기관 1,753억 원의 매수세가 쏟아지며 지수는 750.21까지 회복됐다.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 리노공업, 케어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상승했고, 펩트론 등 일부 제약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전체 시장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에서 12조886억 원, 코스닥에서 6조7,281억 원으로 전일보다 크게 늘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역시 활발한 거래 대금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정책 기대감이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 모두에 온기를 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정책의 세부 구체화와 글로벌 변수의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거대한 자금의 흐름과 정책의 바람 앞에서 투자자, 기업, 소비자 모두 새로운 기대와 함께 각자의 자리를 되짚어야 하는 시간이다. 앞으로 예정된 정책 세부안 발표와 주요 경제 지표가 다시 한 번 시장의 불빛을 바꾸어놓을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는 변화를 바라보며 준비의 이유를 찾는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