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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패권경쟁 격화”…글로벌 규제 완화에 전략 경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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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패권경쟁 격화”…글로벌 규제 완화에 전략 경쟁 가속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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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가 대형 의약품(블록버스터)의 잇따른 특허 만료를 계기로 글로벌 제약시장의 경쟁 구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규제 완화와 판매 유통 전략 변화가 맞물리면서 바이오시밀러 기업 간 차별화된 경쟁력이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바이오시밀러가 “후발주자 경쟁의 분기점”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향후 3~5년 사이, 글로벌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다수 블록버스터 의약품(옵디보, 키트루다 등)의 특허가 만료된다. 2028년 옵디보, 키트루다를 시작으로 2029년에는 다잘렉스, 오크레부스 등도 특허가 끝난다.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를 보면 이들 4개 약품의 2023년 합산 매출은 약 582억 달러(79조1500억원)에 달한다. 이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스텔라라’와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골질환 치료제 ‘프롤리아·엑스지바’ 등은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진입해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항암제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도입 후 3~4년 만에 시장점유율 70~80%까지 오르며 오리지널 제품을 빠르게 대체했다.  

바이오시밀러는 대조의약품 대비 동일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해야 하는데,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대체가능성이 있어 의료비 절감과 치료 선택지 확대 효과가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제품별 점유율 격차도 커졌다. 업계에선 바이오시밀러 신제품 출시만으로 2030년까지 해당 기업의 추가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36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최근 주요 국가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산업 전반의 게임체인저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성’ 인정 과정을 개선해, 기존엔 필수였던 교차 투여 연구 대신 기존 임상 데이터 검토만으로 승인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해 FDA의 IC 가이드라인 강화, 미국 상원발 ‘바이오시밀러 신속 접근 법안’ ‘레드테이프 철폐 법안’ 발의 등은 향후 임상 3상 면제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임상 3상은 개발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관련 규제가 실제 완화되면 출시 기간과 비용 모두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유럽 의약품청(EMA)도 2024년 4월, 바이오시밀러 비교 임상시험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내놨고, 캐나다 보건부도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의무를 일부 면제하는 제도 개정을 시도 중이다.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는 미국,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문턱을 대폭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기업 간 경쟁은 과거 단순 생산 중심에서 적극적 연구개발(R&D) 투자, 제조효율화, 안정적 판매·유통망 구축 등 전략적 경쟁으로 옮아가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완화 초기에는 신규 진출 장벽이 낮아질 수 있지만, 결국 치열한 경쟁 속에 소수 기업만이 안정적 매출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항암제·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는 빠른 시장 점유율 확장과 동시에 품질관리, 생산 원가 절감, 다양한 유통채널 구축 등 경쟁의 초점이 고도화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의 신속 승인과 출시를 위한 각국의 규제 완화가 본격화되는 만큼, 국내외 기업의 개발동향과 생산·판매 전략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계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구조적 재편이 실제로 수익성과 신성장 동력 창출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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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옵디보#미국f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