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문 최강기록”…신진서, 4관왕 달성→한국 바둑 새 역사
침묵을 깨고 이름을 반상 위에 새긴 순간, 신진서는 올 상반기 국내 바둑을 완전히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경계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신진서 9단은 수치로 증명하는 압도적인 행보로 바둑계의 중심에 우뚝 섰다.
한국기원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공식 집계에 따르면 신진서는 다승, 승률, 연승, 상금 모두 1위에 오르며 바둑 역사상 처음으로 4관왕을 달성했다. 1월부터 6월까지 신진서는 35승 6패로 승률 85.37%를 기록,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 성적을 남겼다. 연승 부문에서도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올해 3월 27일까지 25연승을 이어가며 바둑팬들에게 진한 인상을 남겼다.

부문별 기록 또한 의미가 깊다. 신진서는 난양배 초대 우승과 농심신라면배 5연패 등 국제 무대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보였으며, 상반기 동안 상금만 5억6천만원을 벌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입을 기록했다. 반면, 박정환 9단은 47국을 소화하며 30승 17패, 승률 63.83%로 다승 2위에 올랐고, 시니어 부문에서는 유창혁 9단이 19승 5패, 79.17%의 놀라운 승률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여성과 객원 기사들의 활약도 주목받았다. 김은지 9단은 28승 16패, 승률 63.64%로 여자 부문 최다승 타이틀을, 최정 9단은 18승 8패, 69.23%로 최고 승률을 잇달아 차지했다. 일본 소속의 나카무라 스미레 4단 역시 27승에 승률 64.29%로 새로운 변수가 됐다.
국제대회에서도 한국과 중국이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변상일이 LG배, 신진서가 난양배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한국이 2개, 중국이 2개의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차지했다. 한국기원은 올해 상반기 공인 대국 수가 총 2,341국, 외국 기사 간 대국 343국을 제외하면 1,998국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내 1국 이상 출전 프로는 344명, 1인 평균 10.8국을 치렀다.
계절이 넘어가는 반상 위, 집념과 기록, 그리고 새로운 판도의 서막이 예고됐다. 바둑계가 또 한 번 요동칠 2025년 하반기의 행보, 선수 개개인의 도전이 다시 응원을 부른다.